누가 '송담 스님'을 분노하게 만들었나
  • 한동윤
누가 '송담 스님'을 분노하게 만들었나
  • 한동윤
  • 승인 2014.09.26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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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소주, 족발, 돈 봉투 춤춘 용주사 주지선거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 8월 18일 경기도 수원 A호텔에 수십 명의 스님이 투숙했다. 이들은 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 주지스님 선거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온 스님들이다. 스님들은 20일 오전까지 30여 객실을 2박 3일 예약한 상태였다. 이들이 묵고 떠난 호텔 8층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경인일보는 그 장면을 이렇게 보도했다. “스님들이 사용한 객실마다 빈 위스키-소주병과 맥주캔 등 술병과 스님들이 먹었다고는 믿기 힘든 치킨과 족발 등 고기류와 라면과 과자 같은 인스턴트 식품 포장 쓰레기로 수북했다” “또 쓰레기 봉투에는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도 있었다. 스님들이 묵은 호텔 8층은 흡연 객실이었다.” 수도정진해야 할 불자가 아니라 시정잡배만도 못한 행태였다는 것이다.
 경인일보는 기막힌 아수라장을 접한 일반 투숙객들의 말도 전했다. 호텔손님 C씨는 “교황이 오셨을 때 성직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솟구쳤는데 스님들의 행태를 보니 기가 찼다”며 “스님들이 대거 오셨길래 중요한 일이 있는 줄 알았는데 결국 술판, 흡연 자리였느냐”고 황당해 했다는 것이다. “밤새 술판을 벌인 스님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날 오후 1시부터 용주사에서 진행된 산중 총회에 참석해 용주사 주지스님 선거에 참여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도대체 주지를 스님들 직접선거로 뽑는다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부터가 불자답지 않다.
 용주사 문중의 큰스님인 송담 스님은 조계종 종정을 맡고 있는 진제 스님과 함께 `남 진제, 북 송담’으로 불리며 한국 선불교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용주사의 회주(절집 최고 어른)를 맡고 있으며 말사 격인 용화선원의 원장도 겸하고 있다. 송담 스님은 경허-만공-전강으로 내려오는 법맥을 잇는다. 이 때문에 용주사와 용화사는 모두 전강 스님 문중이 중심 그룹이다.

 그런 송담 스님이 하안거 해제 법회 등을 통해 제자들에게 용주사 주지 선거 때문에 자꾸 잡음이 들려온다며 문중회의를 열어 추대 형식으로 주지를 정하라는 뜻을 전했다. 그래서 문중운영위원회는 성관 스님을 추대했다. 그러나 반대 세력이 들고 일어나 선거를 치렀고, 결국 총무원장을 지낸 정대 스님 제자인 성월 스님이 주지에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게 수원 A호텔 난장판이고, 심지어 돈 봉투까지 난무했다.
 난장판 용주사 주지 선거는 기어코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용화선원장 송담 스님이 지난 19일 대한불교조계종 탈퇴 제적원을 제출한 것이다. 송담 스님뿐만 아니라 환산, 동해 스님 등 임원진 10명이 본사 용주사에 이어 총무원 사찰교무 팀에 제적원을 제출했다. 이들은 “법보선원의 수행 전통과 현 대한불교조계종의 수행 환경의 차이로 조계종 승려의 의무를 내려놓고자 한다”고 제적 신청 이유를 밝혔다. 조계종의 수행 방식으로는 도저히 승려의 영혼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불교의 총본산인 조계종이 말사에 의해 파문(破門) 당한 격이다. 송담 스님은 상좌(절집의 제자)들을 향해 자신의 탈종으로 인해 불이익이 우려되거나 부담이 되는 자가 있다면 언제든 다른 스승을 찾아도 좋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조계종과 아예 연(緣)을 끊겠다는 의지다. 호텔방에 틀어 박혀 술과 담배, 기름진 족발로 회식하며 속세(俗世)를 속이는 짓을 더 이상 하지 말라는 최후통첩이다.
 용주사는 송담 스님의 제적 신청을 반려했다. 총무원도 “문중의 큰어른 일을 경솔하게 처리할 수 없어 반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용주사 주지 선출의 후폭풍은 더 거세지고 있다. 용주사 본사 주지 선거가 끝난 뒤 용주사 말사인 건물만 앙상했던 포교당을 수원 포교의 중심도량으로 만드는 등 30여 년 동안 수원사를 이끌어 온 성관 스님을 일방적으로 교체함으로써 신도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술판, 먹자판, 돈봉투판 용주사 주지선거가 막장으로 치닫고 말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래 천주교 신도가 급증하고 있다. 나눔과 희생,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 교황의 헌신에 감동받았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밑에는 위스키나 족발, 화투 같은 속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불교계에 송담 스님 같은 큰 어른이 있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누가 살이 타는 기름 냄새 진동하는 곳을 도량(道場)이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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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2014-10-07 01:17:23
조계종개혁이나 분종을 바라는 댓글들은 누가봐도 전국에 걸친 의식있는 불자들의 이유있는 항변이고 다양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반면 타락하고 부패한 조계종단을 옹호하는 댓글의 숫자는 매우 제한적이고 내용도 간단하고 단순하다. 총무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인지?? 조계종단의 알바생인지?? 충실한 노예로 살아야만 하는 스님네들인지?? 반박하는 횟수만 늘리는게 고작이다.

정현 2014-10-07 01:17:07
조계종개혁이나 분종을 바라는 댓글들은 누가봐도 전국에 걸친 의식있는 불자들의 이유있는 항변이고 다양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반면 타락하고 부패한 조계종단을 옹호하는 댓글의 숫자는 매우 제한적이고 내용도 간단하고 단순하다. 총무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인지?? 조계종단의 알바생인지?? 충실한 노예로 살아야만 하는 스님네들인지?? 반박하는 횟수만 늘리는게 고작이다.

정현 2014-10-07 01:15:00
부패한 조계종개혁을 요구하고 새로운 선종 종단의 탄생을 지지하고 있다. 송담대선사의 탈종을 대대적으로 반가와하고 대찬성하는 글들이 많다. 선학원을 지지하는 댓글들도 많다. 조계종개혁을 요구하고 새로운 선종 종단의 탄생을 지지하고 있다. 송담대선사의 탈종을 대대적으로 반가와하고 대찬성하는 글들이 많다. 선학원을 지지하는 댓글들도 많다. 그러한 댓글들은 다양하고 사실적이고 정확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정현 2014-10-07 01:14:22
부패한 조계종개혁을 요구하고 새로운 선종 종단의 탄생을 지지하고 있다. 송담대선사의 탈종을 대대적으로 반가와하고 대찬성하는 글들이 많다. 선학원을 지지하는 댓글들도 많다. 조계종개혁을 요구하고 새로운 선종 종단의 탄생을 지지하고 있다. 송담대선사의 탈종을 대대적으로 반가와하고 대찬성하는 글들이 많다. 선학원을 지지하는 댓글들도 많다. 그러한 댓글들은 다양하고 사실적이고 정확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현진 2014-09-30 10:02:57
형편없는 시정잡배들이 모여서 작당을 하고, 자승같은 중옷입은자를 총무원장으로 앉히고, 밤새 술처먹고 고기처먹고 본자주지 선거에 투표한다고? 미친넘들 아니고서야 그따위짓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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