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 황포돛단배
  • 정재모
안동댐 황포돛단배
  • 정재모
  • 승인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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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마지막 석양빛을 기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디로 가느냐/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피도 소리 구슬프면 이 마음도 구슬퍼/ 아아아아 어디로 가는 배냐/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돛대야.’ 1967년 이미자가 불러(백영호 작곡) 한때 국민애창곡으로 사랑받았던 ‘황포돛대’ 노랫말 1절이다. 이 유명한 가요의 노랫말은 경남 창원 출신 작사가 이용일이 지었다. 군 복무시절인 1963년 경기도 연천 한탄강의 나룻배를 보며 고향바다 영길만의 고깃배가 떠올라 지은 가사라고 한다.
 노래의 인기 때문인지 황포돛대를 올린 ‘황포돛배’의 원조라고 내세우는 곳이 많았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노랫말 작사 유래를 담아 진해구 남양동 영길만에 ‘황포돛대 노래비’를 1991년에 세웠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나루터에는 조선시대 황포돛배를 재현한 유람선 ‘임진강 황포돛배’가 운항되고 있다. 전라북도 익산시 금강 웅포나루에도, 경기도 여주의 남한강에도,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나루터에도 유람선 황포돛배는 뜬다. 이밖에도 전국의 유명한 강나루에 황포돛배 또는 황포돛단배가 곳곳서 운항되고 있다.

 황포돛배의 ‘황포(黃布)’는 광목에다 황톳물을 누렇게 먹인 포목이다. 이처럼 누른빛 돛을 단 황포돛배는 조선시대 연근해 혹은 내륙 강 하천 곳곳에 띄운 주요 물자 운송수단이었다. 0.5톤급 안팎 규모가 대부분이었는데, 짐뿐 아니라 사람도 실어 날랐다.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한 교통수단이자 풍물인 셈이었다. 이런 황포돛배는 일찍이 경북 내륙에는 그 이름이 별로 없었지만 요즘엔 안동댐에서 ‘황포돛단배’란 이름의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다. 황혼녘 순풍에 호수 위를 유유히 오가는 돛배를 상상으로 그려보면 꽤나 낭만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나보다.
 안동댐 황포돛단배가 근래 들어 종종 고장을 일으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연료탱크 찌꺼기가 오일호스를 막는 바람에 표류하는 사고가 있었다. 119구조대가 출동하는 소동 속에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으나 아찔한 사고였다. 지난달에도 유람객을 태운 채 고장을 일으켜 예인소동을 벌였더란다. 문제는 이런 고장을 일으키고 예인 소동을 벌이면서도 승객들에게 구명동의를 입힌다든지 하는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거다. 말하자면 유람선 운영이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다. 이러다간 정말 큰일 날지도 모른다. 당국이나 사업자 모두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잃기 전에 고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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