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40명 死線 넘는데…대책은 낮잠
  • 신동선기자
매일 40명 死線 넘는데…대책은 낮잠
  • 신동선기자
  • 승인 2024.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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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교제폭력 강력범죄
수능 만점 서울 명문대 의대생
여자친구 살해 등 범죄 잇따라
작년 1일 40건 교제폭력 발생
未신고 감안땐 피해자 더 많아
솜방망이 처벌·제도 미비 원인
교제폭력 근절 대책 마련 시급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서울 강남 한복판 건물 옥상에서 20대 의대생 최모 씨는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여자친구를 살해했다.

최 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을 받은 서울의 명문대 의대생으로 피해자와는 중학교 동창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우리사회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최 씨가 경기도 화성시 동탄동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사전에 흉기를 구매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계획범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20대 대학생 김레아 씨는 지난 3월 25일 경기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소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와 그 모친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여자친구를 숨지게 하고 모친에게 중상을 입혔다.

검찰은 교제 관계에서 살인으로 이어진 위험성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올해 1월 특정 중대범죄 신상 공개법 시행 이후 첫 사례다.

올해 1월 부산진구 오피스텔에선 20대 여성이 폭행과 스토킹을 일삼은 전 남자친구 옆에서 추락사했다. 또 지난해 5월 30대 김 모 씨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자신을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한 전 연인을 흉기로 살해했다. 같은 달 경기도 안산에서는 한 남성이 헤어진 여자 친구를 스토킹하던 중 목을 졸라 살해하기도 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교제폭력 피의자는 1만3939명에 달한다. 2020년 8951명에서 지난해 들어 55.7% 증가했다. 하루 평균 24.5명에서 38.1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교제폭력 사건 특성상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통계에 잡히지 않은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교제 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대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교제폭력이 하루에 4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지만 교제 폭력 범죄와 관련한 양형 기준은 없어 일반폭력과 동일하게 간주돼 충분한 형량이 선고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교제 폭력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기존 양형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데이트 폭력은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접근 금지 조치 등을 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가정폭력범죄나 스토킹 범죄가 관련 법에 따라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데이트 폭력을 범죄로 규정한 법안들은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2022년 7월 심신장애 상태에서 데이트폭력을 저지른 자에 대해 감형하거나 형법상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규정하는 ‘데이트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2020년에는 데이트폭력 예방교육과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을 규정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소관위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어 오는 29일 21대 국회 임기 종료에 따라 자동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교제폭력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며 “교제폭력 사건을 근절할 수 있는 종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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