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사절
  • 김용언
선글라스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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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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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일터를 잃은 남편이 ‘복면 가수’가 되어 시장통 아낙네들의 인기몰이를 한다. 그 가수의 아내 또한 남편인 줄도 모르고 ‘싸인’을 받는다. 수줍게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는 모습이 영락없는 ‘열일곱 순정’이다.  요즘 방영되는 TV연속극의 한 장면이다. 과장됐다 싶기는 하지만 복면은 수십년 함께 살아온 남편도 못 알아보게 하는 모양이다.
 복면은 아니더라도 안경만 써도 사람이 달리보인다. 여행 중에 안경 벗고 찍은 여권을 내밀었다. 안경 벗은 사진과 실물이 다른 동양인을 세관원은 헷갈려했다. 안경은 1206년과 1352년 사이에 발명됐다고 한다. 요즘은 안경 하나에 원·근·난시를 해결하고 색안경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흔하다. 자외선·적외선에 방사능 차단 기능까지 갖춘 안경도 나왔다.  이상(李箱)의 조춘점묘(早春點描)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세상에는 치레로 금테안경을 쓰는 못생긴 백성도 있기는 있으나 오페라 글라스, 비행사의 그 툭 불그러진 안경 이외에 안경은 없는 게 좋다.”

 오는 10월부터는 위장을 하고는 금융기관의 자동화 기기에서 돈을 찾지 못한다고 한다. 복면은 물론이고 색안경,마스크를 쓰거나 모자를 깊숙이 눌러써도 자동화기기의 거래가 차단된다. 얼굴을 제대로 안 보여주니 돈을 내줄수 없다는 소리다.  보이스피싱이 ‘웬수’다.
 오래전 일이다. 어눌한 말투만 듣고도 정체를 단박 알 수 있는 전화를 받았다. 울화가 치밀어 심하게 닦아세웠더니 한다는 소리가 이랬다. “이거 너무 하십니다.” 금융사기범이 ‘밥’을 삼으려던 사람을 원망하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요즘 닳고 닳은 금융사기범들은 능수능란하다. 올들어 일어난 보이스피싱 사기는 상반기만 살펴봐도 992억원이라고 한다. 연말에 가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보이스피싱 사기단과 일전을 불사할 태세인 금융당국에 협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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