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북한의 지뢰 도발로 야기된 남북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8·25 합의’로 종료되자 보수강경 진영 일각에서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탄식이 나왔다. 이번에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좋은 계기였는데 남북합의로 실기했다는 탄식이다.
만약 북한이 8월 21일 오후 5시를 최후통첩시한으로 정하고 그 시간까지 대북 확성기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자비하게 공격하겠다는 공갈 협박대로 확성기를 공격했다면 그 기회에 북한을 초토화해 김정은 정권을 결딴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전쟁’이 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고질적 도발근성을 뿌리째 뽑아낼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다.
실제로 북한이 지난달 21일 오후 5시 대규모 도발을 강행했다면 북한은 궤멸적 타격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는 게 국방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북한군은 심지어 야포를 운반할 견인차가 고장나 트랙터뿐만 아니라 민간인 여성까지 동원해 포를 운반해야 할 정도였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북한 군인과 주민은 ‘전쟁의 공포’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30일 “김정은이 8월 21일 인민군 최고사령관 명의로 ‘불의 작전 진입이 가능한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를 선포했지만 강원도 주둔 인민군 제5군단 포부대들이 포대 진지조차 제때 구축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현지군인들이 “말로는 ‘완전 전투태세’라고 했지만 전쟁이 일어났다면 손쓸 새도 없이 당했을 것”이라고 탄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잠수함 기동력이 놀랍다 해도 북한의 전력이 전쟁불능상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북한전문매체인 자유북한방송은 김정은이 완전무장 전시상태를 선포한 당시 북한군 장비의 50% 정도가 노후화 때문에 제대로 가동을 못했다고 전했다. 또 “포 견인차에 넣을 기름조차 없어 아낙네들과 지휘관 자녀까지 동원돼 포를 진지까지 질질 끌고 갔다”며 “지난달 22일 3군단(남포), 7군단(함흥), 8군단(신의주)에서 기동할 수 있는 장비를 전부 동원했지만 완전무장으로 전면전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머잖아 그에 따른 김정은 식의 무자비한 숙청이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북한은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로 ‘준전시 상태’를 해제한 것과 관련, 주민들에게 “남측이 잘못을 사과해 협상이 타결됐다”고 떠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내부 소식통은 “인민반이나 직장에서 미국놈들과 남조선 것들이 먼저 도발을 했지만, 잘못했다고 빌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돼 준전시 상태를 푼다고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언하고도 공군기를 단 한 대도 띄우지 않았다. 낙후된 전투기가 무더기로 추락할 것을 겁냈다는 얘기도 들린다. 북한이 또다시 도발하면 그 때는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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