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1~8월 상승률 10.71%… 2008년 이래 최고
여름 비수기에도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던 전세난이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과 함께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이미 올해 서울지역의 8월까지 누적 전셋값 상승률은 작년 전체 상승률을 넘어 2008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는 재계약이 늘고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홀수해’여서 가을 전세난으로 인한 세입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통적으로 주택 전세시장은 ‘짝수해’ 법칙이 지배해 왔다.
1988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차 기간이 2년으로 바뀌면서 짝수해인 2년 주기로 전세 재계약이 이뤄지고 그때마다 보통 전셋값도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 주기가 ‘홀수해’로 바뀌었다.
2008년 집값과 함께 전셋값도 폭락했으나 이듬해인 2009년 경제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홀수해 효과가 가장 뚜렷한 곳은 서울이다.
6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008년 3.09%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홀수해인 2009년 11.96%나 급등한 뒤 2010년 7.29%로 다소 주춤했다가 2011년 10.49%로 다시 상승폭이 커졌다.
이후 2012년엔 1.71%로 상승폭이 미미했고 홀수해인 2013년 다시 11.58%로 급등, 짝수해인 지난해는 6.68%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홀수해인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변동률이 10.71%로 벌써 작년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이 수치는 2008년 이후 1~8월 상승률로는 가장 높은 것이어서 올해 홀수해 효과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국 기준 전셋값도 2008년 0.55% 하락 이후 짝수해인 2010년 8.27%로 홀수해인 2009년(7.95%)보다 오름폭이 커진 것을 제외하고는 홀수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1년 12.08%로 전년도에 비해 오름폭이 확대된 뒤 2012년 2.46%, 2013년 10.61%, 2014년 6.44%를 기록했으며 홀수해인 올해는 이미 8월까지 상승률이 8% 올라 작년 한 해 상승률을 추월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홀수해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전세시장은 지난해보다 불안 요소가 더 많은 게 사실”이라며 “저금리와 정부 규제 완화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고 있음에도 전세 물건 자체가 귀하다보니 전셋값 상승폭도가파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9월 들어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서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 전세 물건이 씨가 말랐다.
저금리 장기화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증가한데다 재계약이 급증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세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그나마 나오는 물건도 전셋값 인상분만큼 월세로 돌리는 ‘준전세’나 ‘일반 월세’가 늘면서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은 올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3만7000가구)보다 46%나 적은 2만가구에 그쳐 전세로 나올 신규 공급 물량 자체가 줄어든다.
반면 재건축 이주는 앞으로도 계속돼 전세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이미 강동구 고덕 주공2차 및 4차와 명일동 삼익 1차, 개포동 주공 2단지, 반포 한양과 한신5차 등이 이주를 마친데다 개포 주공3·시영, 고덕 주공3단지 등의 대단지 아파트들이 줄줄이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을은 신혼부부 등 계절적 이사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는 시기다.
이 때문에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가장 높았던 2009년(11.96%)을 웃돌 가능성이 커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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