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사형(死刑)은 인류가 사회를 형성했던 시대부터 있어온 형벌이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고조선 시대에 이미 ‘살인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법조문이 전해온다. 이렇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형은 인류사회 초기 형벌권 확립의 시작과 함께 존속되어 온 최고형이다. 이의 폐지 논의가 일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초 서양에서 시민의식이 싹튼 후부터라고 한다. 지금까지도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 섣불리 어느 편 손을 들기도 어려운 난제 중의 하나가 바로 사형제 폐지냐 존치냐의 논란이 아닐까 싶다.
인류사회가 사형제도를 둔 것은 정의(正義)의 실현 때문일 거다. 범죄억제 같은 이론적 이유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억울한 피해자와 이를 지켜보는 일반인들의 법 감정 충족이 이 극형의 가장 큰 존치 이유일 것이다. 폐지론자들의 현란한 입심도 그저 흘려듣기만 하기엔 묵직한 내용이 없지 않다. 오판을 했을 때 그 구제 방법이 없다는 주장과 정치 권력자들의 남용에 대한 우려 등은 결코 허투루 들어선 안 될 이유들이다.
이 같은 변호사 대상 조사결과는 국민 70~80%가 사형제 존치를 주장하는 것에 비해선 다소 낮은 찬성률이다. 하지만 15년 전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보다는 찬성비율이 근 3%포인트 높아진 거란다. 변호사들의 이 같은 존치 응답 결과가 폐지법안 심사에 절대적일 순 없겠으나 입법기관이 스스로 요청한 법률 전문가 집단의 의견인지라 무시하기도 어려울 거다. 우리나라에서 사형제는 이래저래 한동안 더 존치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그저 ‘죽을죄’는 안 짓고 사는 게 상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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