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착각
  • 김용언
찜통더위 착각
  • 김용언
  • 승인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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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새벽녘 귀뚜라미 소리가 유난히 날카롭다. 무딘 가슴에 시심(詩心)이라도 심어줄듯 싶은 계절이다. 9월의 햇살은 따갑다. 한낮엔 30℃ 코밑에까지 치받고 오른다. 힘든 일이라도 하면 줄줄 흐르는 땀이 물줄기 같다. 찬물을 연거푸 뒤집어써도 온몸에 퍼진 열기가 금방 식지 않는다. 여름과 경계선이 겹치는 가을 날씨다.
 갓 빠져나온 올해 여름의 더위 터널은 길었다. ‘가마솥’이니, ‘찜통’이니 하는 말을 ‘더위’앞에 덧씌워도 부족하다 싶을 것만 같던 뙤약볕의 연속이었다. 때마침 질병관리본부가 올해 폭염사망자 합계를 내놨다. 모두 11명이다. 지난해는 1명이었으니 11갑절이나 치솟았다. 올해 온열질환자 또한 1천명 선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556명 보다 1.9배 많다.

 연표를 보면 1880년의 역사는 어지러웠다. 개화를 추진하기 위해 통리기무아문(統理機務衙門)이 설치됐다. 원산에 일본 영사관이 개관됐다. 서양에서는 말라리아와 티푸스 병원균이 발견됐다. 이 해에 기상관측이 시작됐다. 그 이래 136년만에 지난 8월의 온도가 가장 높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미국립해양대기청(NOAA) 영국기상청(Met Office)이 똑같은 견해를 밝혔다.  올들어 지난 8월 29일 세계 평균기온이 18.68℃라고 했다.
 우리 기상청은 올해 7~8월이 예년보다 그다지 덥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6년 간의 통계를 바탕삼은  분석이다.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일이 410일, 밤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일수는 220일을 기록했다고 했다. 전국 45개 지점을 합산한 수치다. 가장 더웠던 2013년엔  폭염일수 804일, 열대야일수는 713일 이었다. 다만 올해는  7월말 ~ 8월초 2주간의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7℃ 높았을 뿐이라고 한다. 우리가 착각 속에 여름을 보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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