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예전’대구예전아트홀서
단막극`결혼’…사랑의미찾아
우리의 존재는 `덤’이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빌린 것’이라면 우리는 무엇에 의미를 두고 살아야 하는 가.
김태석 예전아트홀 대표는 “인생의 의미를 값지게 하는 `참된 것’은 바로 `사랑’이다. 우리가 지금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것들은 잠시 누군가로부터 빌려온 것들일 뿐이니 집착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것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자”고 한 마디로 압축했다.
극단 예전이 23일부터 6월10일까지 대구 예전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이강백 극작가의 단막극 `결혼(예술감독 김태석)’을 통해 `참된 사랑’을 이야기한다.
작품에서는 젊고 잘 생겼으나 가진 것 없는 한 `남자’가 여자에게 청혼하려 한다.
그는 `여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커다란 정원이 딸린 집, 고급 라이터, 구두, 모자, 넥타이 등을 빌려 자신을 부유하고 화려한 것처럼 치장한다.
그러나 `넥타이는 28분’, `저택은 45분’과 같이 물건들에는 반환 약속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가 부자임을 은근히 자랑하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쟁반만한 회중시계를 들고 서 있는 하인은 그로부터 물건을 차례로 회수해간다.
물건을 회수해 가려는 하인과 회수당하지 않으려는 남자 사이에 소동이 벌어지지만 그 소동 속에서 남자는 두 가지 진실을 발견한다.
자기 소유물로 알고 있는 것들은 일정한 시간 속에서 누군가로부터 빌렸다는 점과 사람은 서로 빌린 시간 속에서 열심히 사랑할 뿐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다 지나 모든 물건을 회수당한 채 알몸뚱이가 된 남자. 하지만 순수성을 간직한 여자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자에게 단 하나 남은 진심을 깨달으며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여자는 우리 인생은 `덤’으로 주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그냥 맘껏 사랑하면 된다는 메시지다.
김 대표는 “남자는 소유하는 사랑 대신 헌신하는 사랑을 내세운다. 이러한 헌신적 사랑이야말로 현대인의 사랑에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며 “현대의 결혼에 대한 회의에 문제점을 꼬집으며 이 작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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