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떠난 뒤 울려퍼진 ‘흔들리며 피는 꽃’
  • 한동윤
안철수 떠난 뒤 울려퍼진 ‘흔들리며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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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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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야당으로 달려가는 문재인의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이유는 문재인 대표와 ‘친노’의 ‘교조적’ 강경노선 때문이다. 486 운동권으로 둘러싸인 문 대표가 비타협 노선으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가 “문재인 대표의 새정련과 선거연대는 절대 없다”는 안 의원의 선언이다.
 안 의원의 새정련에 대한 시각은 안 의원을 따라 탈당한 황주홍 의원이 “사사건건 반대만 일삼고 나라를 정쟁으로 빠뜨리는 야당은 탈피해야한다” “야권이 빠져있는 운동권 정치와도 단호히 결별하겠다”고 밝힌  탈당 선언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안 의원이 탈당하자마자 문 대표와 새정련은 기다렸다는 듯이 ‘선명 야당’의 기치를 들었다. 안 의원이 있을 때부터 시작한 ‘당명 변경’도 서두르고 있다. 문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독재권력이 바라는 것은 야권의 분열이며 허약한 야당”이라며 “혁신과 단합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다.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고 옳은 길을 선택해야 승리한다”고도 했다. ‘강성 야당’의 길이다.
 문 대표는 ‘선명 야당’ 노선을 인사(人事)로 구체화했다. 지난 18일 사표를 낸 비주류 최재천 정책위의장 후임에 ‘노동계 강성’ 인물인 이목희 의원을 임명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노동특보를 역임했으며, 이듬해 노동개혁TF 자문위원으로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을 설계했다. 특히 노동 분야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토대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당내에선 ‘강경파’로 각인된 인물이다.
 그는 비주류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원회의 불참 등 당무를 거부하자 “당무감사원의 감사를 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비주류와의 일전불사(一戰不辭)다.
 그는 22일 “우리 원내지도부(이종걸 원내대표)의 잘못된 합의로 새누리당이 지금 9개 법안을 반드시 통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간제법과 파견법 등 노동개혁법에 대해서도 ‘시대의 악법’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인권법도 북한인권기록을 통일부에 보관할지, 법무부에 보관할지에 새누리당이 양보해주면 타협이 가능하다”고 했다.

 북한인권법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는 태도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뒤 처음 열린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난데없이 개사(改詞)한 트로트 가요 가사를 읽고, 시(詩)를 낭송하는 장면이 벌어졌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막말’ 논란의 주인공 정청래 최고위원이 회의에서 온라인 입당 신청 10만명 달성을 기원한다는 취지로 성인가요 가사를 바꿔 읊조렸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한다 전해라’라는 후렴으로 인기를 얻은 트로트 ‘백세인생’을 개사해 “6만(명) 입당됐다고 ‘그만하자’ 하거든 ‘아직 간에 기별도 안 됐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라리요”를 이어갔다. 정 최고위원은 “온라인 입당이 6만2000명을 돌파했다. 10만명 입당을 돌파하면 ‘백세인생’을 개사한 노래로 뮤직비디오를 찍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또 문 대표가 전날 “내 처지가 설악산 흔들바위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해 위로 차원이라며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송하기도 했다. 분위기를 띄우겠다고 한 얘기인데 회의장엔 오히려 침묵만 깔렸다. 조선일보는 “엄중한 시기에 지도부 회의가 코미디처럼 돼버리지 않았느냐”는 한 참석자의 말을 전했다.
 문 대표가 ‘선명 야당’을 강조하고 강경파를 당직에 임명하자 내년 총선 공천에서 비주류에 대한 대학살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눈초리다. ‘친노’인 최재성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3선 이상 비주류에 대한 공천학살의 근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런 가운데 김한길 전 당대표는 21일 “당이 큰 혼란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 누군가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야권 통합과 승리를 위해 (문 대표가) 결단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문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탈당 가능성에 대해 “고민이 깊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호남 대표 박지원 의원도 “중이 하는 이야기를 절이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중이 떠나야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마음이 절반 쯤 문 대표로부터 떠났다는 얘기다. 그러나 문 대표는 며칠 전 전북에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의원을 찾아가 입당을 권유했다. 말하자면 안철수·김한길·박지원 의원의 ‘대체제’를 찾고 있는 셈이다. 새정련 분당 열차는 이미 떠난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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