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곳, 일본에서 나를 보다’
  • 경북도민일보
‘미지의 곳, 일본에서 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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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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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조에츠시 홈스테이를 다녀와서
▲ 류채영(영일고등학교 2학년)

[경북도민일보] “일본 홈스테이 할 사람?” 올해 고3이 되는 중요한 시기에 여행이나 해도 되는 걸까? 내 대답은 “된다”였다.
내가 오랫동안 바라고 기다렸던 기회를 미래에 대한 불안과 다른 사람과의 비교 때문에 버릴 수 없었다.
세상에는 ‘다음에’가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지 않는가.
난 그날 신청서를 작성해서 일본 홈스테이에 신청했다. 단순한 여행이 될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나의 꿈을 향한 한발자국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포항시와 우호도시인 조에츠시와의 홈스테이에 참여하게 되었다.
두려움과 망설임을 딛고 스스로 결정한 일에 뿌듯함마저 들었다.
그렇다고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낯을 가리고 말을 잘 못해서 새로운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면 어쩌지’하는 걱정이었지만 나는 열심히 용기를 내보기로 결정했다.
출국 전까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호스트 패밀리의 선물을 사는 것이었다.
용돈을 다 털어서 한 가방 가득 사버렸다.
주로 먹을 것과 아이들에게 줄 선물, 한복 모양의 카드도 샀다. 사도 사도 계속 뭔가를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내가 얼마나 이 여행을 기대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렇게 출국 날이 오고 우리는 집을 떠나게 되었다.
같이 갈 친구들을 봤는데 역시 걱정이 되었지만 정말 고민하고 용기를 내서 옆에 있던 홈스테이를 같이 하게 될 친구에게 말을 걸었고 우리는 그 후로 4일 동안 정말 친하게 잘 지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까지 무서워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용기를 얻어서 여러 친구와 이야기하는데 성공했다.
여행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를 간단하게 작은 용기로 해결하고 드디어 일본을 즐길 준비를 끝냈다.
일본에 도착해 조에츠까지 이동하는 창 밖 풍경이 예쁘고 신기해서 버스와 신칸센 안에서 결국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창 밖 풍경만으로도 일본은 한국과 많이 달라 보였다.
조에츠시에 도착해 시민플라자에서 호스트패밀리와의 첫 대면식이 있었다.
쯔쯔미씨와 나오, 켄타가 우리를 맞으러 나와 주었다.
일본인과 말해보는 것도 처음이었고 여러모로 정신이 없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긴장이 풀리고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호스트패밀리 집은 주택 이층집이었고 우리는 게스트룸에 묵게 됐다.
거실에는 코타츠가 있었고 코타츠를 정말 좋아하는 나는 매우 흥분 상태가 되었다.
쯔쯔미씨가 저녁 준비를 하시는 동안 아이들과 코타츠에 앉아서 tv 프로그램을 보며 얘기를 했다.
너무 이것저것 물어봐서 미안했지만 다신 없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계속 대화를 시도 했던 것 같다.

새로운 내가 된 기분이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나의 서툰 일본어 실력에도 잘 알아듣고 대답해 주었다.
저녁은 카레였는데 뭐든지 1인분씩 준비된 그릇들이 인상적이었다.
또 태어나서 처음으로 낫토와 우메보시도 먹어 보았다.
그리고 아버님이 돌아오셨는데 가족 다 같이 모여 앉은 식탁이 안정적이고 가정적으로 보였다. 실제로 식탁에서 나누는 대화들도 가정적이고 일상적인 대화였다.
그 때 ‘일본인들도 우리와 다를 게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편견들을 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틀째의 일정은 세키네가쿠엔고등학교와의 교류이었다. 일본의 고등학생을 만나는 건 처음이었고 매우 긴장한 상태에서 나의 짝지인 사카이상을 만났다.
사카이상과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열심히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포항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포항에 오고 싶다고 말해준 내 짝지가 고마웠다.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지만 시간이 정말 짧아서 아쉬웠다.
홈스테이 집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정말 아침만 먹고 바로 헤어져야 했기 때문에 눈을 뜨자마자 진한 아쉬움이 덮쳤다.
홈스테이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일본 문화는 애니메이션 등으로 익숙했지만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소중한 일이다. 이런 일을 할 수 있어서 난 정말 운이 좋고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며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시민플라자에서 가족들에게 이별의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귀국하면서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 가면서 여행을 되돌아봤다.
고3이 되는 나에게 올해는 무척 중요한 해이다.
올해가 다 끝날 무렵 아쉬움이 남지 않을 만큼 훌륭한 일본 여행을 또 한 번 하고 싶다. 그걸 위해서라도 올해 자신의 할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
결국 그걸 위해서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준비과정도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난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 것 같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세상은 넓었고 아름다웠다.
난 아무나 할 수 없고 두 번 다시 경함 못 할 세상을 보고 왔다. 그 세상에 어울리는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다시 한 번 조에츠를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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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2017-02-27 11: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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