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통합민주당내 추종자들에게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이낙연, 김효석, 신중식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형 전남지사 등이 통합민주당을 탈당한 것도 그의 입김 때문이다. 통합민주당이 `열린우리당 해체’를 요구하며 범여권 대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자 민주당을 흔들기 위한 것이다. 심지어 아들인 김홍업 의원의 탈당을 압박카드로 쓰고 있다는 비난까지 듣고 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퇴임한 전직 대통령이 대선에 뛰어들고, 정당판을 쥐락펴락하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이런 김 전 대통령에게 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가 “아무리 어르신이라도 틀린 말은 틀렸다고 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만든 분이지만, 지금은 열린우리당 지지자이기 때문에 존경할 건 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지나친 정치개입을 `존경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박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대통합 주문에 대해 “내가 모신 분이라 대들 수도 없고,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정색을 하고 대들어 잘못을 잘못이라 말을 해야 하지만 모셨던 분이기 때문에 “참는다”는 뉘앙스다. 아무리 호남의 맹주지만 새겨 들어야 할 말은 새겨들어 달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003년 민주당 분당 때는 왜 아무 말씀도 없었느냐”는 등의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자기가 만든 민주당이 깨질 땐 조용히 있다가 이제 대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손잡자니까 웬 성화냐는 소리로 들린다.
김 전 대통령의 정권교체에 대한 두려움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채 공개되지 않은 국민의 정부 비리·부정이 까발려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고, 북한 김정일과의 뒷거래,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재평가도 마음이 쓰일지 모른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에 대한 평가는 역사의 몫이다. 노욕을 부려 정치판을 휘젓는다고 비리 부정이 숨겨지는 게 아니다. 제발 조용히, 전직 대통령의 체신을 지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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