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담고 있는 드넓은 바다같은 바흐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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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담고 있는 드넓은 바다같은 바흐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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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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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의 클래식 이야기
▲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경북도민일보]  △머리가 좋아지는 약, 바흐의 음악
 머리가 좋아지는 약이 있을까.
 10여 년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정말 바로크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지는가?’라는 주제의 실험을 방영했다.
 유치원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엔 바흐의 음악을 들려주고 다른 한쪽엔 음악을 들려주지 않았다.
 한 시간 후 이들을 상대로 언어, 도형, 공간능력 등의 실험을 한 결과 음악을 들은 쪽이 더 우수한 성적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아과 전문의 이창호 박사는 “바로크 시대 음악엔 통주저음이라는 베이스 리듬이 사용되는데 이는 인간의 심장 박동수와 대략 일치하고 그 때문에 바로크 음악을 들으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며 “IQ, EQ가 향상된다고 하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해서 이끌어낼 수 있는 부수적 효과”라고 말했다.
 이 바로크 음악의 대명사가 바로 바흐이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
 헨델에게는 ‘음악의 어머니’,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는 별칭이 붙은 것은 두 사람이 서양 음악의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바흐는 신앙심이 강해 주로 엄숙한 음악을 작곡했다.
 특히 음악의 형식을 발전시켰는데, 서양 음악의 조성 체계와 다양한 기악 형식은 모두 바흐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바흐를 서양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17세기 후반 1685년 3월 21일 토요일 아침, 북 독일지방의 아름다운 튀링겐 숲에 둘러싸인 아이젠나흐라는 작은 마을에서 바흐는 탄생했다.9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10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 또한 돌아가셨기 때문에 14살이 많은 맏형 크리스토프가 어린 바흐를 길러줬다.
 형에게 오르간과 쳄발로를 배우면서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고 배운 음악은 배운 즉시 모두 외워 버렸다.
 어릴 적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형님으로부터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자 형님이 갖고 있던 유명한 음악가들의 어려운 곡을 모은 악보들을 형님께 보여 달라고 부탁했지만 형님은 동생 바흐의 음악적 열정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수준 높은 악보를 보여주는 것을 좀처럼 승낙해 주지 않았다.
 매번 부탁할 때마다 형은 동생 바흐에게 어려운 음악이라며 거절하기 일쑤였다.
 무슨 일이든 꼭 자기 뜻대로 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바흐는 고심 끝에 형님이 잠이 든 밤마다 몰래 서재로 가서 악보를 베끼기 시작했다. 
 반년이나 걸려서 겨우 악보를 베꼈는데 아깝게도 그만 형님께 들키고 말아버렸다.
 형님은 바흐가 온갖 고생 끝에  베낀 악보들을 서슴없이 찢어 난로 속에 집어넣어 불태워 버려버렸다.
 바흐는 반년동안 고생한 것이 너무나 분해 침대로 돌아와 펑펑 울어 버렸다고 한다.
 △음악 명문가 바흐
 J. S. Bach 바흐 가문은 약 250년 동안 50명이 넘는 음악가들을 배출한 독일의 음악 명문가였다.
 그 당시 독일에서 ‘바흐’라는 성은 음악가의 대명사였다.
 또한 바흐처럼 많은 곡을 작곡한 경우도 드물었다.
 그가 죽기까지 무려 1100곡 정도를 작곡했는데, 이렇게 많은 곡을 작곡한 이유는 음악이 생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첫 번째 아내와 사별하고 재혼을 했는데 두 아내와의 사이에서 무려 20명의 자녀를 뒀다고한다.
 그는 20명이나 되는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가리지 않고 일했다.
 교회 관현악단의 지휘자로, 장례식이나 여러 장소에서 연주될 곡을 작곡하여 돈을 벌고 때로는 커피숍이나 파티장 연주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일이든 가족을 위해 사람들이 주문하는 대로 연주는 연주, 작곡은 작곡대로 끝임 없이 일을 했다.
 △행운을 기원할 때 듣는 바흐!
 오로지 하나님께 봉사한다는 신념으로 바흐는 작곡했기 때문에 그의 음악에는 하늘에 대한 경건함과 간절함이 배어 있는 듯하다.
 그래서 바흐의 음악을 자주 듣노라면 삿된 것이 감히 범접치 못하게 됨을 느낄 수 있다.
 바흐의 음악은 액운은 물러가게 하고 행운을 주는 힘이 있다.
 바흐는 프로테스탄트(기독교의 칼뱅주의)의 독실한 신자였는데 음악으로서 신에게 봉사하는 데에 그의 전 생애를 바쳤다.
 풍부한 멜로디와 절묘한 대위법은 환상적인 소리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러한 바흐의 음악에는 그의 종교적인 신념이 깃들어 있다고 해석된다.
 △마음의 부자가 되고 싶다면 바흐의 음악을!
 누구나 인생 대박을 꿈꾸거나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클래식음악에도 부자 음악이 있다. 바로 바흐의 음악이다.
 바흐의 음악은 너무나 풍성해 감상하는 이에게 삶의 풍성함을 느끼게 하고 또 어떤 이는 부자로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바흐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단정하고 고상하다.
 이 점에서는 고전파와 통하지만 고전파 음악이 명쾌한 선율과 단순한 화성을 특징으로 하는데 비해, 바흐의 음악은 화성면에서 매우 복잡 다양하여 풍성함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바흐의 음악은 감각적으로, 혹은 심각한 마음가짐으로 상상하며 듣기보다는 음악의 구성과 형태를 음미하며 듣는 여유로운 감상법이 더 알맞다.
 바흐는 수난곡, 교회 칸타타, 오르간곡, 협주곡, 무곡, 복합창 형식코랄, 실내 소나타, 교회 소나타, 모음곡, 푸가, 각종 모든 스타일의 관현악 신포니아 등 오페라를 제외한 음악의 모든 영역에 해당하는 작품을 작곡했다.
 그는 이렇게 당시 알려진 거의 모든 작곡 방식에 능숙했다. 하지만 그는 독창적으로 새로운 기법이나 장르를 만들지는 않았다.
 바흐는 성악 쪽에서 뿐만이 아니라 기악 쪽에서도 독일 음악의 정통성과 우수성을 확립해준 커다란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데, 오늘날에 와서 그 위대한 공적은 여러 방면으로 부활되어 나타나고 있다.
 엄격한 대위법과 자유로운 푸가 및 변주기법의 발달은 모두가 바흐를 기반하고 있는 점에서 위대하며, 바흐에 의한 관현악법의 비약적인 발전은 고전주의-낭만주의가 도래하게끔 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1750년 뇌졸중 발작과 시력감퇴, 체력 약화로 바흐는 사랑하는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65세의 생을 마감했다.
 바흐가 죽자, 그의 가족은 흩어지고, 그의 악보는 제대로 보존되지 못했고, 바흐가 이 세상에 있었다는 사실조차 거의 기억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해오는 바흐의 작품은 인류의 가장 귀중한 보물의 하나가 됐다.
 현대의 서양 클래식 음악이 모두 한꺼번에 사라진다 해도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만 남아 있다면 현재의 음악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할 만큼 음악사에서 바흐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이 바흐에 대해 “작은 개울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 라고 한 것은 베토벤 역시 바흐의 풍부한 음악적 독창적 창의성, 다양성 등을 존경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바흐가 남긴 모든 곡들 속에서 그의 정신과 영혼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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