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風’은 `逆風’만 부른다
  • 경북도민일보
`北風’은 `逆風’만 부른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윤환/ 언론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8월 28일부터 30일까지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당 대통령 공식 후보가 결정되고 불과 8일 뒤다. 한나라당은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지지율 상승효과가 나타나는 룞허니문’을 포기해야할 판이다. 당연히 `북풍’을 의심한다. 연말 대선은 물론 한나라당 후보경선에 찬물을 끼얹을 의도라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은 룞북풍’의 시작이다. 정상회담에서 합의될 내용은 대답이 나와 있다. 평화체제와 남북경협 및 인적교류가 큰 범주다. 북핵 타결을 기대하지만 핵에 관한한 북한 상대는 미국이다. 문제는 정상회담 이후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화체제에 합의했다고 치자. 그 자체로 룞평화’와 룞화해’가 대선 화두가 된다. 한나라당은 룞수구’, 룞냉전’ 딱지가 붙는다. 한나라당을 룞호전-전쟁세력’으로 몰아붙일지 모른다. 평화체제는 군비축소로 이어진다. 군 복무기간 단축은 단골메뉴다. 아예 징병제를 룞모명제’로 바꾸는 깜짝 카드가 동원될지 모른다. 젊은 표가 “우루루”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12월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집권은 끔찍하다”고 했다. “집권 반대”보다 더 지독한 “집권 저지”다. 북한은 관영 매체를 동원해 거의 매일 한나라당에게 저주를 퍼붰다. “남한 인민들이여, 한나라당을 불길에 쓸어 넣자”는 식이다. 한나라당이 햇볕정책을 수정해 수용했지만 아무 소용없다. 노-김정일 회담이 룞북풍용’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가 여기 있는지 모른다. 룞북풍’이 일기 시작하면서 룞남북정상회담’을 주술처럼 입에 달고 다니던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세사람의 표정이 제일 밝아졌다. 이들 모두 평양과 연을 대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집을 룞성지순례’하듯 드나들고, 햇볕정책을 찬양하며 호남으로 달려간 그들이다. “7회말 클드게임”당할 처지였던 그들이 “새신을 신고 뛰어 보자 팔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북풍만 불어주면 범여권 주자들의 밑바닥 지지율이 껑충 뛰고, 룞짝퉁 열린우리당’, 룞서더리잡탕’이라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인기를 모을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건 과거의 북풍을 보면 안다. 북풍 전문가는 김대중이다. 그는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를 사흘 앞둔 4월 10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짜잔”하고 발표했다. 김대중 정권은 “총선압승”의 샴페인을 미리 터뜨렸다. 심지어 김대중 정권이 룞개헌선’을 확보해 룞통일대통령’을 노린다는 설까지 나돌았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는 사색이 됐다.
 그러나 천만에다.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133석을 얻었다. 여당이던 민주당은 115석을 얻는 데 그쳤다. 김대중 대통령은 선거가 끝났는데도 입을 꼭 다물었다. 며칠동안 청와대에 칩거하면서 얼마나 많은 회한이 스쳐갔겠는가. 룞낮은단계의 남북연합’, 룞고려연방제’, 룞통일대통령’ 저멀리 떠내려가는 구상이 눈에 선했을지 모른다.
 당시 보수의 결집은 무서울 정도였다. “김정일을 총선에 끌어들였다”는 반감이 폭발했다. 보수의 본거지는 영남이다. 영남과 수도권간의 전화통화가 급증한 이유는 영남의 부모들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자녀, 친척들에게 연락했기 때문이다. “김대중-김정일의 룞한반도 구상’을 깨야한다”는 절박함이다. 그리고 보수세력들이 투표소에 장사진을 쳤다. 그리고 김대중-김정일 두 사람은 경쳤다.
 만약 김 전 대통령이 총선이 끝난 뒤 정상회담을 발표했다면 어땠을까. 115석 이상을 얻을 수도 있고, 그 보다 적은 의석을 확보했을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을 총선에 끌어들였다”, “5억 달러나 주고 북풍을 샀다”는 치욕적인 비난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노벨상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있다.
 냉풍이건 온풍이건 북풍이 보수층의 결속을 재촉한 증거는 또 있다. 1996년 15대 총선은 북한이 4월 5일부터 7일까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중무장 병력을 투입한지 나흘 뒤 치러졌다. 여당인 신한국당은 139석, 국민회의 76석, 자민련 50석, 민주당 15석이 결과다. 신한국당의 선전이다.
 국민들은 현명하다. 정상회담이 발표되자 왜 바닥을 기는 범여권 주자들이 자지러지는지, 김대중 전 대통령 측이 왜 환호작약하는지, 진보언론들이 한나라당의 연말대선 전망을 어둡게 보기 시작했는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력을 그들만 모르는 게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