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낙후, 뒤진 정치 탓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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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낙후, 뒤진 정치 탓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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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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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도내 폐수 처리장엔 폐수가 없고, 포항엔 공장 터가 없다. 더 나아가 대구·경북엔 수도권에서 옮겨오는 기업 또한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들 세 가지 현상은 `없다시피’한 것이지만 `없다’고 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라고 본다. 관점은 세 가지이나 큰 줄거리는 기업과 공장 유치의 허술한 구석을 다시 한 번 비춰보는 것이다. 겉치레만 잔뜩한 지역 경제의 텅 빈 속을 들춰내 본 것이기도 하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폐수처리장 132곳 가운데 46곳의 폐수 유입량이 시설용량 대비 30% 미만이다. 이 30% 미만짜리들에 경북도내 6개 농공단지와 2개 산업단지가 들어있다. 그 가운데서도 포항 청하처리장은 하루 처리 가능 용량이 350톤이지만 유입량은 41톤 뿐이다. 그러니 있는 시설조차 놀릴 수밖에 없다.
 경주 화산처리장 또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폐수처리장에 폐수 유입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환경이 좋아졌다는 것인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지역경제가 그만큼 그늘졌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일 뿐이다. 공단에 입주키로 했던 공장들의 입주 취소, 영세 공장들의 폐업이 큰 원인이다. 폐수를 처리한 뒤 벌이는 방류수 수질기준 논란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공장 폐수가 없다는 것은 제품생산이 없다는 현상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포항엔 공장을 지으려 해도 공장 터가 없어 다른 지역을 찾아나서는 업종들이 수두룩하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다. 해묵은 현상이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포항시는 현재 영일만항 1~4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투자유치도 활발해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단지별로 업종이 제한돼 있어 조선, 물류 관계 기업 이외의 업종들에겐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공장 터를 잡으려면 기업체가 자체 투자로 해결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채산이 맞지 않는 이 방법에 선뜻 나설 기업이 있을까.
 서울보다 훨씬 더 넓은 포항에 공장 터가 없는 기현상을 푸는 방법이 정말로 없단 말인가. 믿기 어렵다. 1주일도 안 걸려 공장설립을 허가한다는 외국의 사례들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아직도 규제가 많고 절차가 필요 이상 복잡하다는 `北塚’ 아닌지도 살펴볼 일이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대구·경북지역으로 옮겨온 수도권 기업체 숫자가 전국을 통틀어보면 바닥권이라는 사실이다. 정부 관계부처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지방으로 이전한 수도권 기업체는 1242개다. 이 가운데 대구에 11개, 경북엔 28개 기업만이 옮겨왔다. 456개 기업을 유치한 강원도와는 비교해볼 엄두조차 접어야 할 처지다.
 개발이 뒤진 데다 정치권의 푸대접이 이런 현상을 부채질했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경북의 낙후상은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가 가장 먼저 꼽힌다. 이 거리를 단축시킬 교통시설 또한 미비하니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오지 개발엔 길이 가장 먼저 열려야 한다. 이치는 이런데 현실은 어떤가. 인프라 구축 없는 경북 성장발전은 톱니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때문에 경북의 낙후엔 정치성이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품게 된다. 이래 가지고도 국토균형발전을 들먹인다면 돌아올 것은 냉소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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