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잡이 철을 맞은 경북도내 동해안에서는 요즘 오징어 불법어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트롤어선과 채낚기어선 간의 불법 공조조업이 잦다는 것이다. 주지하듯 트롤어선은 그물을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어업선이며 채낚기어선은 낚싯대로 낚아 올리는 조업선을 말한다. 트롤어선의 조업구역은 근해로 정해져 연안에서는 조업할 수 없고, 채낚기어선만 연안에서 조업이 가능하다. 자원과 영세어민 보호를 동시에 노린 규정이다.
그런데 올 겨울 이 둘의 불법 공조조업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채낚기어선이 집어등(集魚燈)을 켜 오징어 떼를 부르고 트롤어선이 이를 2·3중망 그물로 순식간에 대량 싹쓸이해버리는 것이다. 트롤어선은 많은 경비 들여가며 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도 잠깐 동안 하루 4000만 원 정도를 벌고, 채낚기어선은 집어등만 밝혀주면 트롤선 그물질 한 회당 150만원~30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불법이 손쉽게 벌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안될 말이다. 법이 이를 금하고 있는 취지처럼 연안 어자원이 고갈되어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 이런 싹쓸이 불법공조어업 때문에 동해안 연안에서는 오징어 자원이 말라 통통배 한 척 가지고 야간 조업을 하여 연명하던 많은 영세어민들이 어촌을 떠나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해양경찰이 이 같은 실태를 인지하고 최근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공조조업 혐의가 짙은 선주들의 계좌추적을 통해 수상한 돈의 흐름을 밝히는 등 밀도 있는 단속을 편다는 소식이다. 당연히 당국의 단속으로 어업 현장의 법질서가 확립되어야 하겠다. 보다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면서, 주민들도 불법이 발붙이지 못 하도록 감시를 하고, 보이는 대로 가차 없이 당국에 신고하는 참된 시민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