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모친, 직접 검찰 출두…아들 만날 수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투자자문사 BBK의실소유주’라는 내용의 이른바 김경준(41)씨 측의 `이면계약서’를 김씨의 어머니인 김영애(71)씨가 오재원 변호사와 함께 23일 오전 검찰에 제출했다.
 BBK 전 대표 김씨의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혐의 및 이 후보의 연루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최재경 부장검사)은 이 문서를 곧바로 친필 사인과 인감도장 등이 진짜인지 정밀 감정에 들어갔다.
 김씨의 어머니는 이날 오전 6시56분 로스앤젤레스발 KE016 대한항공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뒤 “이 후보가 BBK 소유주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원본으로 갖고 있다”며 “며느리가 기자회견 당시 밝혔던 내용외에 추가 자료를 갖고왔다”고 말했다.
 `추가자료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아직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김씨는 이어 오전 10시2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오 변호사를 만난 뒤곧바로 청사 10층 보안구역내 특별수사팀 조사실로 향했으며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씨 측이 검찰에 제출한 원본 자료는 2000년 2월21일 작성된 것으로 돼 있는 한글판 1건과 2001년 2월21일자로 작성된 영문판 3건으로 한글 계약서에는 김씨와 이 후보의 도장이 찍혀 있고, 영문 계약서에는 두 사람을 포함해 각각 3~5명의 영문서명이 담겨져 있다.
 `주식매매 계약서’인 16절지 2장 분량의 한글 계약서는 매도인이 `이명박’, 매수인이 `LKeBank 대표이사 김경준’이며 `이명박이 보유한 비비케이 투자자문 주식회사의 주식 61만주를 49억9천999만5천원에 김경준에게 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3건의 영문 계약서는 이 후보, 김씨, AM파파스가 맺은 `주식구매 계약서’, 또 이 후보, 김씨, 에리카 김, 크리스토퍼 김과 LKe뱅크가 맺은 `주식매매 계약서’, 이후보와 김씨, LKe뱅크가 맺은 `주식청약 계약서’ 등 50장 분량이다.
 검찰은 김씨 측이 이면계약서 원본 제출에 앞서 김씨를 밤샘조사하고 김씨가 송환될 때 제출했던 사본을 미리 분석하는 등 계약서의 진위를 밝히기 위한 사전조사 작업을 벌여왔다.
 특별수사팀은 또 이날 오전부터 김씨를 불러 계약서에 LKe뱅크 주식을 AM파파스에 팔아 얻은 주식매각대금으로 이뱅크증권중개를 만들고 이뱅크증권중개 대주주들이 다시 LKe뱅크의 주식을 사면서 LKe뱅크와 이뱅크증권중개의 지배권을 획득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하는 근거와 계약서 작성 경위, 거래의 실체 등을 강도높게 추궁했다.
 해당 거래와 관련된 자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계좌추적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홍일 3차장검사는 “감정은 수사팀이 직접 하는 게 아니어서 정확히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며 “(그동안 제시된 의혹 등의) 사실관계를 확정하는데 필요한 여러 사항에 대해 최대한 열심히 신속히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청에 소환돼 조사받고 있는 피의자를 가족이 만나겠다고 하면 조사실에서 만날 수 있다”고 말해 모자 상봉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차장검사는 “(에리카 김이 보낸 소포 상자는) 김씨가 (추려낸 서류의) 일부를 제출하고 나머지는 계속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