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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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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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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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자년(庚子年) ‘쥐의 해’ 마지막 날이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 내일은 신축년(辛丑年), ‘흰 소(牛)의 해’다. ‘소는 걸음은 느리지만 한 걸음씩 쉬지 않고 부지런히 만리(萬里)를 간다‘는 속담처럼, 늘 우직하면서도 강하고 신의(信義)가 두터우며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옛날에 신(神)들이 12간지(干支)를 정할 때, 소는 남들보다 느린 탓에 가장 먼저 출발하여 1등으로 결승점에 도착했음에도, 소뿔에 매달려 타고 온 꾀 많은 쥐가 갑자기 뛰어내려 결국 쥐가 첫 번째가 되고, 소가 2등으로 밀려났다는 설화(說話)다. 그래서 소는 성품과 자질이 매우 어질고,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삶의 기질을 가진 상징이기도 하다.

민속적으로 보면, 새해는 천간(天干)이 ‘신(辛)’이고, 지지(地支)가 ‘축(丑)’인 해다. 즉,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헤아리면, 서른여덟 번째 해인 셈이다. 그래서 새해는 10간(干)의 8번째인 ‘신(辛)’과 12지(支)의 두 번째인 ‘축(丑)’을 딴 ‘신축년’이다. 신축년이 ‘흰 소‘라는 의미의 이유는 바로 10간이 백색(百色)이고, 12지가 동물(소)을 뜻하기 때문이다. 육십갑자는 10간과 12지를 결합하여 만든 60개의 간지로 곧 육갑(六甲)이다.

한편, 천간은 육십갑자에서 위의 10단위를 이루는 요소다. 즉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를 말한다. 지지는 곧 육십갑자에서 아래의 12단위를 이루는 요소다. 즉, 천간의 10단위와 지지의 12단위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를 60가지로 차례로 배열해 놓은 것이다. 10간과 12지는 각각 10년과 12년마다 순환, 두 숫자의 최소공배수는 60으로, 하나의 간지는 60년 마다 돌아오게 된다. 따라서, 태어나서 만 60세 생일이 되는 해는 자신이 태어난 해와 같은 간지, 즉 갑자를 가진다는 뜻의 환갑(還甲: 갑자가 돌아옴) 혹은 회갑(回甲)이다.


지난 60년여의 세월 중에 그나마 세상에 철들었다(?) 싶었던 시간을 곰곰이 돌아보면, 마치 엊그제 같은데 참으로 빠른 세월과 또 한 살씩 나이를 더 먹는다는 게 아무래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60대가 노인’인가? 과연 ‘인생은 소풍’인가? 싶을 때가 종종 있을 정도다. 왜냐하면, 정신적 나이와 육체적 나이의 차이를 느끼는 인생의 반환점을 벌써 돌아왔기 때문이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모교(母校)의 대학 노천강당. 지난 100년이 넘도록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천태만상(千態萬象)과 동고동락(同苦同樂)의 모습이 늘 상존(常存)한다. 특히,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를 위하여’라는 석각문구(石刻文句)가 늘 키 큰 플라타너스 고목 아래 석고상(石膏像)처럼 캠퍼스를 지키고 있다. 한 개비 피울 때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그곳에 앉아 종종 머리를 식힌다. 그 문구를 보며 그곳에 앉으면 마음이 참 편해지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대, 과연 우리는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에 살고 있는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무분별(無分別), 무작위(無作爲), 무책임(無責任)한 흑백(黑白)논리의 정치뉴스들.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수많은 광고용 메일과 카톡 등 SNS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응답하지 않으면 ‘왕따(?) 당하는 기가 찬 세상’, 과연 이대로 좋은가?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무한의 인내(忍耐)를 수없이 요구하는 때다.

이제 송구영신(送舊迎新)이다. 2021년 신축년 새해는 애독자님들이 ‘상대에게 배려와 양보를 더하는 해, 어질고 성실한 소 같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야말로 새해에는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경영학박사·Saxoph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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