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4.9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출마하는 서울 동작을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하고 있는 것은 다목적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당내 기반 마련과 차기 대권후보로서의 확실한 자리매김이 필요한 정 의원의 입장과 손학규 대표와 정 전 장관의 서울 출마로 바람몰이에 나선 야당의 기세를 조기에 차단해야 하는 한나라당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정 의원으로서는 무엇보다 단단한 당내 기반 확보의 필요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대선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입당한 뒤 최고위원직에 무혈입성한 그로서는 무엇보다 `성과’를 당 안팎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당장 4.9 총선 후 3개월 뒤면 차기 당권이 걸린 전당대회가 열린다. 이미 7월 전대 출마 가능성을 밝힌 그로서는 당권도전이 유력히 점쳐지는 친이(親李.친 이명박)측 핵심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맞서기 위한 당내 지지기반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저는 (한나라당에) 소위 말하는 동료 우군이 별로 없고, 혼자 들어가 앉아 있어서 어려운 형편”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동시에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강재섭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등 차기 대권주자들과의 경쟁도 염두에 둬야 할 형편이다.
정 의원이 한나라당의 텃밭이자 범현대가의 아성인 울산을 떠나 서울에서 출마해 승리한다면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정 의원측 내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수도권 출마 문제를 검토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정 의원은 ’필요하다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는 것이 기본 스탠스였다”고 말했다. 정 의원측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출마한 서울 종로에도 그동안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의 이번 승부수가 제대로 성공할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작을의 경우 지난 두 차례의 총선에서 모두 한나라당이 패배한 지역으로 결코 `밭’이 좋다고만은 볼 수 없다.
16대 때는 민주당 후보가 10% 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이로, 17대 때는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이 13.5% 포인트의 차이로 각각 한나라당 후보를 누른 지역이다. 또 정동영 전 장관 역시 `정치 생명’을 걸다시피 하며 일전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정 의원이 동작을 출마를 결심하면 당력을 총동원해 지원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선거에서 확실한 승세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핵심 당직자는 “거물에는 거물로 붙이는 게 당연한 것”이라면서 “정 의원의 최종 결심을 보고, 기존 공천자인 이군현 의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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