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영
종이
눈 내린 비탈밭을 붓으로 갈아엎고
글 씨앗 묻어가며 이랑 가꾼 아버지
한평생 쏟은 구슬땀 자식농사 푸르다
붓
가보로 전해오는 손때 묻은 서수필
닥종이 밭 일구며 몽당붓 되어있다
큰 위엄 땅땅거렸을 장죽 맞은 놋재떨이
먹
불면을 먹물 갈아 연시 줄줄 써 내릴 때
창호에 비친 새벽달 그대 얼굴 같으니
벼루
포석정에 풍류 읊던 선비 다 어디 가고
물길은 말라 있고 술잔도 흔적 없다
목이 탄 개구리 연적만 옆에 와서 또 울고
▲1955년 경남 합천군 대양면 도리 출생
▲2022년 「부산전국시조공모전」 장원
▲제166회 《월간문학신인작품상》 당선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역임)
▲울산서화예술진흥회 회장(현)
▲옥류산방 「연재서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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