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2000만원요? 그 아래로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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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 2000만원요? 그 아래로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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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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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온에어’ 김은숙 작가

“저는 회당 2천만 원을 받지 않아요. 그 아래로받아요. 솔직히 회당 3천500만 원까지 제안이 왔지만 거절했어요. 3천500만 원어치 일을 하려면 얼마나 힘들겠나 싶더라구요. 지금도 충분히 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무리하게 욕심내고 싶지 않습니다.”
 SBS TV `온에어’에서 송윤아가 연기하는 서영은은 회당 2천만 원을 받는 특급 드라마 작가다. 그래서 콧대도 높고 `까칠’하다. 송윤아는 그런 서영은을 `온에어’의 김은숙 작가와 “똑같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실제로 내 모습과 많이 비슷하다. 친구들이 서영은을 보며 ’너구나`라고 얘기한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원고료에 대해서는 “회당 2천만 원보다 적게 받는다”고 말했다.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등 `연인’ 시리즈를 잇따라 성공시킨 김은숙 작가가 또다시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흥행 작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0부작인 `온에어’는 7회가 방송된 26일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하지만 김 작가는 아직 시청률이 못내 아쉬운 듯하다. 1일 전화로 만난 김 작가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일반인에게 한 편의 드라마 제작이 무산되거나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렇게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일반인이 방송에 관심이 많은 것 같지만, 제작 과정에 대해서는, 특히 중년 이상 어른들의 경우 관심도가 낮은 것 같다. 우리 엄마도 ’잘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SBS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지만 주중에는 맥을 못추는 까닭에 SBS에서는 일찌감치 `온에어’ 연장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김 작가는 “연장해서 욕 먹는 것보다는 계획대로 끝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SBS에서 후속작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연장을 요청하고 있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연장 가능성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내용이 분명 흥미롭지만 앞으로 할 얘기가 얼마나 될까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왜 빨리 극중에서 드라마를 찍지 않느냐’고 하시는 분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촬영이 일단 시작되고 방송이 나가면 얘기가 나올 게 별로 없다. 방송 나가기 전까지의 과정들에 사건 사고가 많다. `온에어’는 실시간으로 한 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다.
 --전문직 드라마를 표방했지만 결국에는 또 한 편의 멜로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다.
 ▲시청자들의 관심사가 그런 것 같다. 드라마 게시판에 들어가면 누구랑 누구를연결해달라는 의견이 가장 많다. 전문직 드라마를 해도 결국 관심사는 멜로인 것 같다. 멜로 없이는 드라마를 할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확실히 내 전작들에 비해서는 멜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온에어’는 전문직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는 트렌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누구랑 누가 연결되나.
 ▲비밀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서영은, 오승아 캐릭터가 화제다.
 ▲두 캐릭터 모두 나에게서 출발했다. 특히 서영은을 김은숙과 동일시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화가 잘되는 사람이 있고 어긋나는 사람이 있다. 후자의 경우 서영은처럼 접근했다가 오승아처럼 마무리하게 된다(웃음). 평소에도 서영은과 같은 몸짓을 하기도 한다. 다만 난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잘살고 있고 배우를 무서워한다는 점이 다르다. 극에서처럼 배우랑 싸워본 적은 없다.
 --장기준, 이경민 캐릭터도 모델이 있나.
 ▲이경민은 신우철 PD를 모델로 했고 장기준 역시 나와 친한 실제 매니저가 모델이다. 그런데 밝힐 수는 없다. 본인은 물론 알고 있다. 서로 `~씨’라고 호칭하는 친구 관계인데 그분이 배우를 키운 과정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토대로 장기준을 그렸다.
 --사실 지금까지 작업한 배우 중에 싸울 만한 배우도 없지 않았나.
 ▲모든 배우는 자기 주장이 강하다. 외계인보다 알 수 없는 게 배우고 `저래서 배우 하나 보다’ 생각하는 적이 많다. 서영은-오승아처럼 싸우지는 않아도 배우 마음 상하지 않게 돌려서 내 의견을 얘기한 적은 있다.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 `연인’의 이서진에 이어 `온에어’의 박용하 캐릭터가 비슷하다. 좀 퉁명스럽게 말하고 무뚝뚝하다.
 ▲내 이상형이 진중하고 비겁하지 않은 남자다. 마음이 안 가면 잘 못 쓰다보니이상형의 캐릭터를 계속 그리게 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수다스러운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남편도 과묵하지는 않아도 수다스럽지는 않다. 내가 얘기를 많이하는 편이다.
 --`온에어’는 어느 정도 사실적인가.
 ▲과장된 면이 아주 많다. 초고를 썼을 때 읽어본 사람들이 `다큐멘터리 찍느냐’고 했다. 리얼하게 쓰니 재미가 없더라. 아마 그대로 대본을 썼으면 누군가는 방송가의 실상을 제대로 알았을지 모르지만 시청률은 저조했을 것 같다. 현실에서 필요한 요소만 끌어다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했다. 단적으로 현실에서는 작가와 배우가 그렇게 많이 만날 일이 없다. 극적 재미를 찾다보니 많이 극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드라마 내용을 실제로 받아들인다.
 ▲그런 것 같다. 난 이쪽 업계에 몸담고 있어서 몰랐는데 친구들은 “괜찮냐. 앞으로는 방송 못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한다. 드라마가 그리는 상황과 내용이세게 다가가는 모양이다. 그런 반응을 보며 수위 조절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서영은을 통해 자아비판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하. 자아비판까지는 아니지만 과거 내가 쓴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저 신은이렇게 썼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그때는 시간에 쫓겨 수정하지 못하고 방송에 그대로 나간 경우가 많다. `명대사는 많지만 깊이는 없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내 드라마를 보고 “남는 게 없어서 안봐”라는 비난이 많다. 하지만 노희경 작가나 인정옥 작가 같은 분이 있으면 나 같은 작가도 있어야 드라마가 다양해지는 것 아니겠나 싶다.
 --혹시 서영은을 통해 다른 작가를 에둘러 비판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 내가 드라마를 잘 안본다. 극중에도 `넌 참 문제야. 드라마를 그렇게 안 보니’라는 대사가 있을 정도다. 최근에 본 드라마를 꼽자면 `마왕’이 있는데 정말 숨도 안 쉬고 봤다. 3일간 몰아서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잘 썼다. 그런작품이 왜 시청률이 안 나올까 생각도 했는데, `모든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그 작가가 나보다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한성별곡’도 재미있게 봤다.
 --좋은 드라마는 뭐라고 생각하나.
 ▲좋은 드라마가 뭔지에 대해서 해답은 없다. 다만 내가 쓴 드라마는 `작품’이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라 불리는 게 어울리는 것 같다. 난 `제 드라마’라고 표현하지 `제 작품’이라는 말을 잘 안 쓰는데 인터뷰를 하고 나면 꼭 `드라마’가 `작품’으로 바뀌어 있더라. 난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재미라고 생각한다. 슬프건, 유치하건, 아줌마 이야기를 너무 실감나게 표현하건 재미를 주는 게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런 점에서 난 경쾌하고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제일 잘 쓰는 것 같다. --방송계ㆍ연예계의 치부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 세계의 매력이 있다면.
 ▲방송계는 아주 매력적이지만 상처도 많이 받는 곳이다. 처음에 드라마를 썼을때는 그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와 평생 연락하며 잘 지내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그 약속을 안 지키고 그런 말들이 빈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쪽 일이만나고 헤어짐의 수없는 반복이라는 것에 늦게 익숙해진 편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만 상처를 받지 않으면 매력적인 동네다. 또 서른여섯 여자 중 나만큼 직업 만족도가 높은 여자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고 드라마가 점점 더 좋아지는 중이다. 다만 제일 걱정되는 것은 20개월 된 딸 아이다. 시어머니가 키워주시는데 아이가 날 잘 모른다. 요즘 엄마의 위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아이 때문에 많이 힘들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같이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일과 육아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미니시리즈 드라마 작가들이 원래 방송 중에는 정신이 없는데 여유가 많다.
 ▲이 드라마는 오래 전부터 준비를 했기 때문에 그렇다. 현재 15부 대본을 쓰고있다. 대본을 빨리 쓰는 편은 아니지만 구성이 잡히면 대사는 빨리 쓴다. `쪽 대본’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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