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무엇이… 그들을 죽게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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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엇이… 그들을 죽게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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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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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대 의문의 몰살사건  GP506
 

2004년 `알포인트’로 전장에서 벌어지는 공포와 미스터리를 그렸던 공수창 감독이 영화 `GP506’을 내놨다. 이번주 개봉 영화 `GP506’에서도 공 감독의 특기를 살려 최전방 GP(경계초소)라는 외딴 공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미스터리하게 그렸다.
/남현정기자 nhj@
 
 

 
 `알포인트’ 공수창 감독…최전방 미스터리 수사극

공수창 감독의 새영화 `GP506’은 최전방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수사극이다.
소재로는 경기 연천 GP 총기난사 사건을 떠오르게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공포 미스터리의 면모가 강하게 부각돼 실제 사건은 잊고 화면에 집중할 수 있다.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밤에 GP506로 군 수색대가 진입한다. 수색대는 피 범벅이된 장병들의 시신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현장에서 피에 젖은 흉기를 들고 기괴한 웃음을 짓고 있는 용의자를 발견한다.
군 수사관인 노성규 원사(천호진)는 아내의 빈소를 지키던 중 이 사건을 맡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GP506의 GP장인 유정우 중위(조현재)가 육군 참모총장의 아들이라 다급해진 장성들이 실력 있는 수사관을 파견하기로 한 것.
 노 원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사건 용의자이자 유일한 생존자인 한 군인이 인식표도 없이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군의관이 시신과 환자를 싣고 GP를 떠나려는 순간 노 원사는 GP 소대원이 모두 21명인데 시신은 19구, 생존자는 1명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미로 같은 GP 안을 뒤지던 수색대는 발전실에서 생존자 한 명을 더 발견한다. 이 생존자는 자신이 GP장인 유 중위라는 사실만 밝히고 더 이상의 증언은 거부하며 본대 복귀를 요구한다.
 시신 운구 차량과 GP장은 GP를 빠져나가지만 곧 폭우로 도로가 완전히 막혔음을확인하고 다시 GP로 돌아오고, 수색대와 생존자 모두 GP에 갇힌 신세가 되고 만다.
 영화는 논리정연하다. 일단 무시무시한 사건 현장을 공개하고, 회상 장면을 통해 미궁에 빠진 사건의 단서를 하나씩 꺼내 보여 주며, 마지막으로는 이 사건의 실체가 무엇인지 주인공들의 입을 빌려 설명하고 해결에까지 나선다.
 또 미로 같은 GP는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효과를 발휘하기에 최적의 공간으로 보인다. 영화는 어둠침침한 조명과 음산한 분위기의 세트를 구석구석 활용해 관객을소름 돋게 만드는 효과를 충분히 발휘한다. 공 감독이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군대의 폐쇄성,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 느끼는 충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는 생각에 공간에 집착했다”고 말한 그대로의 결과물이 나온 셈이다.
 그러나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꼼꼼하기는 한데 꼬인 실타래를 푸는 시점을 너무 뒤로 미뤄둔데다 미스터리가 풀린 이후에도 공감이 썩 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주인공들의 마지막 선택은 선뜻 동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이고 야심 찬 반전도사건 해결에 결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영화의 반전과 선택을 순순히 인정하지 않는 관객이라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에도 영화 속에서 무한하게 반복하는 `여기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요?’란 질문을 다시 한번 하게 될 듯하다. 청소년 관람 불가.
 



 
 
      추천비디오  `알포인트’
 
 
 
     
 
 
     손에 피를 묻힌 자, 돌아갈 수 없다
 
 
 2004년 8월 개봉한 바 있는 `알포인트’는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72년 실종된 한국군을 찾으러 나섰던 수색부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에 의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 속에 죽어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6개월 전 작전 지역명 R-포인트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당나귀 부 대원으로부터 구조를 요청하는 무전신호가 사단본부로 걸려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벌써 3번째다.
 병사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색부대가 편성된다. 군사작전에 나갔다 하면 항상 피를 보는 소대장 최태인 중위(감우성)를 비롯해 모두 9명의 군인이 수색에 나선다.
 고향집 부모님에게 송아지를 사드리기 위해 형을 대신해 16살에 군에 입대, 베트남전에 참전한 장영수 병장(오태경), 한때 잘 나가던 시절을 회상하며 하루빨리 임무를 끝내고 귀국선에 오르기를 바라는 박재영 하사(이선균), 집에 돌아가면 아이와 마누라 손잡고 창경궁(당시 창경원) 나들이가는 게 꿈인 마원균 병장(박원상)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말년의 군인들이 합류한다.
 이들이 들어간 곳은 베트남 호치민(당시 사이공) 서남부 150㎞ 지점의 캄보디아 접경지역 섬으로 베트남전 당시 군사작전명 `로미오 포인트’로 불렸던 전략요충지.
 원래 커다란 호수가 있던 이곳은 옛날 중국군이 쳐들어와 베트남인들을 무차별 적으로 죽였던 참살의 현장으로 베트남은 죽은 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피로 물든 호수를 메우고 사원을 세우는 등 신성한 곳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햇빛조차 잘 들지 않고 항상 안개가 끼어 있어 습하고 음침한 곳이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바로 이 부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베트남 사람조차 접근하기를 두려워하는, 원혼이 떠도는 곳. 그곳에 발을 들여 놓았으니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전제 아래 영화는 출발한다.
 수색 소대원들이 귀신에 씌이는 빙의현상으로 점점 미쳐가면서 서로 총을 겨누고 칼을 휘두르며 자멸하는 것은 신성불가침 지역을 침범한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영화는 말하는 듯하다.
 `알포인트’는 전쟁이 초래한 광기를 공포 소재로 끌어들여 호러영화의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뭘 잘못했다고 우리가 죽어야 하느냐”는 대사처럼 왜 수색대원들이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정신착란 상태에 빠지게 되는지를 치밀한 사건 전개를 통해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
 `하얀전쟁’, `텔미 썸딩’, `링’ 등의 시나리오를 쓴 공수창 감독의 장편 데뷔작.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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