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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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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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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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한번 운동이나 같이 하지.” 언제부터인지 헤어질 때 주고받는 인사법의 하나다. 그렇다고 무슨 운동을 할 것인지 따져묻는다면 그는 분명 `천연기념물’같은 사람이다. 아니면 골프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게다가 꼭 만나서 골프를 치자는 뜻도 아니다. “언제 한번 식사나 같이 하자”는 인사나 마찬가지로 흐리멍텅한 약속이다. 실천을 전제로 하는 약속이 아닌 까닭이다. 안 지켜도 그만인 약속 아닌 약속이 `언제 한번…”이다.
 아이젠하워는 `골프에 미친’역대 미국대통령 가운데 상위권이다. 그 스스로가 “골프가 없다면 무얼하면서 시간을 보냈을지 모르겠다”고 예찬했을 정도다. 이런 그마저 골프를 “고약한 오락”이라고 못마땅해 한 일이 있다. “냉전을 종식시키고 빈곤을 극복하는 것보다 마스터하기가 더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내로라하는 프로선수들이 뜨고 지는 양태를 보면 그의 말이 실감난다.
 박세리가 보여준 `맨발의 투혼(鬪魂)’에 `감동 먹은’사람들이 많았던 탓인가. 골프바람이 드세다. 날이 갈수록 열기는 뜨거워지기만 한다. 경북 23개 시·군 가운데 골프장이 없는 곳이라곤 울릉군 한 곳 뿐이다. 옛날 같으면 호랑이 놀던 곳이 지금은 골퍼들의 놀이터가 된 셈이다. 5년 전만 해도 9곳 뿐이던 것이 지금은 7배 이상 늘어났다. 짓고 있는 것까지 포함해서다. 앞으로 10년 안에 경북도내 골프장 100개 시대가 올 것이란 예측이 허황스럽지 않게 들린다.
 머잖아 농번기다. 낚시가방 둘러메고 논둑길 걸어가기도 미안해지는 계절이다. 이 낚시가방,등산 배낭을 골프가방이 앞지를 날도 머지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이 때 쯤이면 공 굴려 구멍에 넣는 것이 무슨 운동이냐는 비아냥이 되레 비아냥거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시장 군수님들이 앞장서 세우려 드는 골프장을 그 누가 막으리오. 늘어나는 골프장 숫자가 환경 파괴 -재앙에 비례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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