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은 세계 11위 - 외교력은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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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력은 세계 11위 - 외교력은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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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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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에 쇠고기 정국으로 더 중요한 국가의 주요 현안들이 실기하면서 국익을 좀 먹고 있다. 국제유가가 뛰고, 국내 물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우리는 촛불시위에 얼마나 모였느니, 경찰과 충돌해 얼마나 다쳤느니 하는 소모전에 빠져 있다. 매일 밤 몇 만 명이 손에 손에 들고 나오는 초가 다 어디서 나오는지도 궁금하고, 생계 꾸리기에도 벅찰 텐데 새벽까지 길거리를 누비면 뭘 먹고 사나하는 걱정도 감출 수 없다. 차도를 막고 차량통행을 막으면 같은 서민인 택시 기사들은 어떻게 하나 시름도 배어 나온다.
 이번 쇠고기 정국은 어쩌면 대한민국의 대외협상능력과 이를 점검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하지 못하고 방치한 결과라는 인상을 지울 길이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걸 맞는 협상능력, 로비능력을 갖춘 사회의 인프라가 부족한 것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다. 제대로 된 국정운영시스템이었다면, 관료사회의 건강성과 실무능력이 대통령 업무 지시를 각론에서 잘 소화하고 총론적으로 더 보완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내실 있게 끝내고 사태를 이 지경으로 키우지 않았을 것이다.
 미하원 세입위원회 찰스 랭글 위원장은 6월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시점을 미 대선이후로 예견하는 했다. 이는 우리가 좀 더 시간을 갖고 쇠고기 문제를 미국과 탄탄하게 협상할 수도 있었음을 말해준다. 내각과 청와대 수석을 재정비하는 문제와 별도로 대한민국의 외교력과 협상능력을 총체적으로 제고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촛불시위와 별개로, 정부가 30개월 이상의 소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미국정부의 양보를 얻어내든, 아니면 미국 수출업자들의 자율적인 규제(VER)를 얻어내든, 정부 협상분야 공직자들에 대한 자질 향상 및 점검은 우리정부의 큰 숙제로 남게 됐다. 고시제도에 의한  연공서열로 보직이 정해지는 경직된 관료제도의 혁파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한나라당도 문제가 터지고 난 이후에야 집권당으로 뒤 늦게 재협상 수준의 대책을 이야기하고 국회 차원의 사절단을 미국으로 보내 미국 여론을 우리 쪽으로 일으키는 조치를 강구중이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응집력 있는 다양한 인사들의 역할들이다. 미국 내 한국인들 그리고 미국과 인연을 맺고 있는 온 국민들이 총체적인 로비전을 전개할 때인 것이다.
 정부의 책임자 경질과 별개로, 정부의 실수를 이용하여 단점을 확대재생산하는 극소수의 반정부세력과 정치적 이득을 위한 파당정치를 일삼는 일부 정치세력의 경거망동이 대한민국 전체 국익을 얼마나 손상시킬지 곰곰이 따져 볼 일이다. 정부가 제공한 반정부 물결의 근원을 제거하는 신속한 인적쇄진, 국정쇄신 조치와 별도로 민주질서 수호차원에서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는 불법 행위에 대한 조치도 따라야 한다. 선량한 마음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대다수의 선량한 시위대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반정부 투쟁을 일삼는 일부에 대한 책임규명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 반미, 정권퇴진 구호로 변질된 촛불집회에 선량한 국민의뜻을 모은 근본 처방이 빨리 나올 수 있는 외교전을 전개할 시점인 것이다.
 국제통상협상은 하나를 양보하면 하나를 얻는 방식이다. 이번에도 자동차부문에서 우리 측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쇠고기 시장을 확대개방하는 협정안에 협의한 정책 결정자들의 고민이 안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감한 쇠고기 문제를 국민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너무 빨리 마무리한 큰 실책을 덮을 수는 없다.
 무역대국인 대한민국이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의 토대가 구축되는 협정을 부정하는 3류 국가 같은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인 것 자체가 수백억 달러의 국부가 손실되었다는 자성론이 정부안에서부터 일어나야 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미봉책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 정권출범 100일을 맞은 이명박 정부는 직언과 충언을 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역사관, 국가관이 정립된 인사들을 발굴하여 요직에 등용하여 이와 유사한 사태를 예방하는 탄탄한 국정운영시스템의 마련 및 대책정립에도 심각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프런티어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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