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텐트 숲에 포위된 대한민국
  • 경북도민일보
좌파 텐트 숲에 포위된 대한민국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국민들이 왜 이명박을 미워할까 
 
6월 10일 서울광장과 광화문에서 두 종류의 집회가 열렸다. 서울광장에서는 보수단체의 촛불반대 집회가, 광화문에서는 “이명박 OUT”을 외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우선 보수단체의 집회 인원이 젊은 층의 촛불집회 인원에 비해 너무 적고 초라했다. 광화문 군중이 이 나라 주류이고 서울광장 노인들은 이방인처럼 보였다. 오늘의 한국을 건설한 주역들의 위상이 2030 세대의 그늘에 묻히는 현실이다. 보수집회는 하다못해 음향장치 하나 제대로 설치하지 못해 뒤에서는 말이 들리지 않았다. 이에 비해 2030 집회의 마이크는 성능이 좋았다. 뒤에서도 연설자의 말이 잘 들렸다.
 뿐만 아니었다. 지하철 시청 역 4번 출구로 나오는 순간 젊은이들이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다.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고 이명박을 규탄하는 것들이었다. 보수 입장을 알리는 전단지를 배포하는 사람은 없었다. 광장에 들어선 후 가설 책상에 놓인 것을 스스로 집어 드는 수밖에 없었다. 보수가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을 한 바퀴 둘러본 후 패배감은 더욱 깊어졌다. 집회장 주변은 온통 진보단체들의 텐트로 포위되다시피 했다. 마치 대한민국이 좌파들에게 포위된 형국이었다.
 참가자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또 있다. 목사 한 사람이 연단에 올라와 하느님을 믿으라고 설교했다. 하느님만 믿으면 만사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의 엉뚱한 연설에 청중들은 짜증을 냈다. 혹시 소망교회에서 나온 목사가 아닌가 하는 말들이 청중들 사이에서 들려왔다.
 광화문으로 향했다. 그곳은 “다른 나라”였다. 신바람이 나고 즐겁고 축제 분위기였다. 축제의 먹이 감은 이명박과 대한민국이었다. 수많은 플래카드 속에 “조·중·동을 폐간하라”는 것도 보였다. 마치 평양에서 열리는 인민대회 같았다. 일사불란하고 조직적이었다. 필자 자신을 포함하여 서울광장에 모인 반백의 보수들이 길러낸 후배들이 청와대 행을 외치는 저들인가 하는 생각에 몹시 속이 상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광화문 군중 몇 십만 명을 이곳으로 불러 모은 동력이 무엇인지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마침 수일 전 읽은 뉴욕타임스 기사가 생각났다. 태국정치가 다시 거리로 나왔다는 요지의 칼럼이었다.
 16개월의 군부통치가 끝나고 지난 1월 민선정부가 출범했을 때 태국은 안정된 민주국가로 되돌아가는 듯했다. 2006년 9월 탁신 정부를 전복하고 집권한 군부는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민선정부에 정권을 이양하고 퇴장했다. 그러나 민선 연립정부가 탁신의 추종자들로 구성된 게 화근이었다. “조국의 품이 그리워 귀국했다. 나의 부패 혐의에 대해서도 당당히 재판을 받겠다.” 쿠데타로 추방된 탁신 시나와트라 전 태국 총리가 해외 망명 17개월 만에 지난 2월 귀국하면서 공항에서 한 말이다. 추종자 4000명이 공항에서 그를 환호했다.
 그의 공항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공항에서 연행된 탁신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총선이 실시되어 군정은 종식되었으나 뒤이어 탄생한 연립정부는 사실상 탁신의 정부였다. 탁신을 규탄했던 세력이 반기를 들었다. 결국 5개월 만에 정치는 다시 거리로 돌아왔다. 탁신의 영향 하에 수립된 연립정부는 탁신을 법정에 세우지 않았다. 탁신은 법정에 서기는커녕 무대 뒤에서 정치를 좌지우지했다. 불만이 고조되면서 다시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탁신 같은 부패 지도자는 없다. 마찬가지로 태국에는 이명박 같은 대통령도 없다. 정치를 거리로 내몬 한국과 태국 정치의 공통점은 약속과 신의의 위반이다. 탁신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명박도 국민을 섬기겠다는 약속을 깨고 매사에서 독주했다. 오죽했으면 한승수 국무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이름이 신문에 오르지 않는 배경을 놓고 말이 많다. 대통령이 모든 걸 독단하니 두 사람은 할 일이 없고 그래서 신문에 날 일도 없다는 빈정거림이다.
 광화문에서 두세 살로 보이는 애기를 안고 나온 아주머니에게 왜 나왔느냐고 물었다. 이명박이 “무조건” 싫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6개월, 대통령에 취임한 지 불과 3개월여, 왜 국민들이 이 대통령을 이토록 미워하게 됐을까? 한때 90% 가까운 지지를 보낸 국민 아니던가. 그 대답은 이 대통령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뉴스앤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