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마침내 최강의 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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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마침내 최강의 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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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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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시리즈의 6번째 영화인 `다크 나이트’이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다. `배트맨 비긴즈’를 만들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작품으로 전반적으로 이전 시리즈에 비해 어둡고 묵직해졌다.

 
 
어둡고 묵직한 블록버스터`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가 올 1월 우발적인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을 때 영화 `다크 나이트’가 레저에게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강요한 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그가 광기에 휩싸인 악인 조커를 연기하면서 엄청난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주변 사람들이 증언했기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는 그 뒤 반 년 만에 관객 앞에 찾아왔다. 스크린 앞에 잠시만 앉아 있으면 왜 그런 믿지 못할 이야기가 흘러나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레저는 단순히 조커의 탈을 쓴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그대로 흡수해 버린 것으로 보인다. 상영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연기에 익숙해지기보다 오싹함이 점점 심해진다. 미국 평단이 `무시무시한 연기’라고 평가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레저에게 모든 공을 돌리기에는 영화 자체의 힘 역시 강력하다. `배트맨’ 시리즈의 6번째 영화인 `다크 나이트’는 대규모 물량 공세를 퍼붓는 블록버스터지만 팝이 아닌 클래식에 가까운 작품이다.
 경쾌한 웃음과 폭발적인 액션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관객을 쥐락펴락 하려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니라는 뜻.
 `다크 나이트’는 그 대신 어둡고 음습하며 묵직하다. 쉴 새 없이 총알을 날리고 폭탄을 터뜨리지만 품위는 잃지 않는다. 대사는 심오하며 어쭙잖게 관객을 가르치려 들지도 않는다. 끊임없이 선과 악의 경계를 묻고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도 설득력이 있다.
 151분이라는 상업적으로 부담스러운 상영시간에 비해 체감 길이는 훨씬 짧다. 음울한 분위기에도 보는 이의 시선과 마음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는다. 예술영화와 오락영화의 경계가 무색한 부분이다.
 낮에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지만 밤에는 정체를 감추고 고담시의 안전을 지키는 배트맨이 되는 브루스(크리스천 베일)는 경찰과 시민에게 범죄에 맞설 것을 요구하지만 오히려 무법자라는 비난에 시달린다.
 배트맨은 부정부패로부터 고담시를 구하기 위해 정직하고 노련한 형사인 짐 고든(게리 올드먼)과 패기 넘치는 지방검사 하비 덴트(애런 에크하트)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
 이들이 합심하자 위협을 느낀 거물급 범죄자들은 미치광이 살인자 조커(히스 레저)로부터 배트맨을 죽이자는 제안을 받는다. 고담시는 조커의 연쇄 범죄에 대혼란에 빠진다.
 `메멘토’와 `인썸니아’에 이어 `배트맨 비긴즈’를 만들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이 영화로 미국에서 개봉 첫 주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15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배트맨 비긴즈’
 
전설이 되기 위해 최고의 전투력으로 돌아온 영웅
 
  배트맨도 처음에는 박쥐를 무서워했다. 그가 박쥐를 트레이드마크로 삼은 것은 두려움을 극복한 결과였던 것이다.
 `배트맨’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인 `배트맨 비긴즈’는 이러한 배트맨의 `비밀’을 알려주며 배트맨의 탄생과정을 소개한다. 이미 능력을 갖추고 맹활약하는 배트맨이 아니라 극심한 인간적 고뇌와 방황 끝에 스스로 영웅이 되려고 한 인간 브루스 웨인의 각고의 노력에 초점을 맞췄다.
 팀 버튼, 조엘 슈마허에 이어 세번째로 `배트맨’ 시리즈의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트맨 비긴즈’의 무게중심을 현실성에 뒀다. 만화 영웅 캐릭터가 현실과 만났을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첨단 과학.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초능력이 있는 대신 가난한 슈퍼맨, 스파이더맨과 달리 억만장자 배트맨은 막강한 자금력을 통해 과학의 수혜를 받는다.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에 이어 크리스찬 베일이 4대 배트맨을 맡으면서 배트맨은 그 어느때보다 어두운 빛깔을 띠게 됐다.
 베일 특유의 어두운 이미지가 대표적인 오락 영화와 접목되면서 배트맨의 `어둠의 자식’ 이미지는 보다 두드러지게됐다. 어쩌면 자신 때문일지도 모르는 부모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을 십수년 간직하며 성장한 청년 웨인의 낯빛이 밝을 리는 만무.
 범죄조직을 기웃거리며 방황하던 웨인은 `어둠의 사도들’을 만나며 다시 태어난다. `어둠의 사도들’의 듀커드(리암 니슨)는 웨인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각종 권법과 검술,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집중 가르친다. 같이 세상을 구원하자며. “악한 자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 그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싶다”는 웨인은 듀커드의 지도하에 히말라야의 얼음 동굴에서 지옥 훈련을 받는다.
 이 장면은 아이슬란드 영토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바트나조쿨 빙하 위에서 촬영됐는데 이는 `배트맨’ 시리즈로서는 엄청난 변화다.
 늘 세기말적 분위기의 어두컴컴한 도시인 고담시가 무대였는데 `배트맨’ 시리즈 최초로 검정색이 아닌 흰색의 시원한 화면이 펼쳐진 것. 시리즈 최초로 고담시의 전경을 묘사한 것도 특징이다.
 또 다른 특징은 `역할 바꾸기’. 영화 속 `착한 나라’ 사람들과 `나쁜 나라’ 사람들의 배치가 기존의 관습을 배반한다. 호랑이 권법, 표범 권법을 구사하는 리암 니슨과 정의감으로 뭉친 게리 올드만의 모습은 크리스찬 베일이 배트맨을 맡은 것만큼 낯설게 다가온다. 물론 `역할 바꾸기’는 언제나 흥미를 끈다.
 현실적인 배트맨을 그리겠다는 놀란 감독의 의지는 탱크와 스포츠카를 섞어 놓은 디자인의 배트맨 차가 경찰차와 벌이는 아슬아슬하면서도 투박한 도심 추격전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배트맨 역시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인간이라는 것. 웨인은 과학자인 폭스(모건 프리만)의 도움으로 007 뺨치는 첨단 무기들을 사용하며 악의 세력과의 대결에 나선다.
 다만 배트맨 특유의 `마이너적’인 개성이 사라지고 보편적인 액션 블록버스터가 탄생한 듯한 느낌이 들어 한편으로 서운하다.
 2005년6월개봉작. 12세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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