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치, 소심한 건달 대신 철든 아버지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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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소심한 건달 대신 철든 아버지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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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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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주성치의 매력은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화면 곳곳에서 녹여내느라 그는 이번에도 무척 바빴다. 전작 `소림축구’ `쿵푸허슬’에 이어 `CJ7-장강7호’ 역시 철저하게 `주성치표 블록버스터’로 탄생했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훈훈한 가족애 그린 코미디SF`CJ7-장강7호’
 
 저우싱츠(周星馳·이하 주성치)가 `CJ7-장강7호’(이하 `장강7호’)로 한국팬 곁으로 돌아왔다. 2005년 1월 개봉한 전작 `쿵푸허슬’에 이어 3년 반만의 복귀다.
 오랜만의 복귀작으로 꺼내든 장르가 공상과학(SF)영화의 일종이라서 의외지만 주성치의 팬이라면 한층 철이 든 그의 모습과 여전한 장난기를 함께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자신 만의 유머 스타일을 고수해오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주성치의 필모그래피는 꽤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채워져 있다.
 억지로 장르를 붙인다면 데뷔작 `벽력선봉’은 경찰 액션영화, 명성의 시발점이 된 `도성’은 카지노 영화, `007 북경특급’은 첩보물, `서유기’ 시리즈는 판타지였던 셈이다.
 `장강7호’ 역시 외계 생물체가 등장해 SF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줄곧 유지해오던 `막가파식’ 코미디의 맥은 그대로 잇고 있다.
 여전히 주성치는 좋아하는 여성(아들의 선생님)에게 저질 유머로 매력을 발산하고 앙증맞은 목소리에 비해 터무니없이 덩치가 큰 여자아이는 주인공 꼬마에게 애정을 고백한다. 순해 보이는 외계 생명체 장강7호는 매트릭스식 액션으로 골목길에서 마주친 못된 개를 혼내주며 잘난 척하는 선생님은 코를 후비다가 맛을 음미하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주성치)와 함께 반쯤 무너져 내린 집에서 살고 있는 샤오디(徐嬌·쉬자오). 가난해도 아들 교육에는 열성인 아버지 덕분에 명문 사립학한에 다니지만 부잣집 아이들이 넘쳐나는 학교에서 별종 취급을 받는다.
 급우들에게 인기가 좋은 장난감인 `장강 1호’를 사 달라는 아들을 혼낸 날, 아버지는 쓰레기 더미에서 공처럼 생긴 녹색 물건을 선물이라고 가져다준다.
 아버지가 붙여준 이 물건의 이름은 장강1호보다는 7배는 더 좋을 것 같은 장강7호다. 기껏 해야 탱탱볼 수준인 장강7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샤오디. 우연히 장강7호에 달려있는 스위치를 눌렀더니 강아지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생물체로 변한다.
 그 뿐 아니다. 알고 보니 장강7호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데다 깜짝 놀랄 초능력도 갖춰 샤오디는 우울했던 학교 생활에 장강7호가 활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
 SF의 옷을 입은 채 여전히 간단치 않은 유머로 무장했지만 영화는 기존의 주성치 영화와 분명히 구별되는 몇가지를 가지고 있다.
 우선 스토리가 주성치 대신 아들 샤오디 중심으로 흘러간다. 물론 주성치는 여전히 주연이지만 주된 이야기는 아들과 장강7호 사이에서 나오고 그만큼 극을 이끌어갈 책임은 아들역의 배우 쉬자오나 장강7호를 그려내는 CG가 나눠 맡는다.
 주로 못된 행동으로 남을 괴롭히던 주성치가 아들에게 헌신적인 아버지로 변신해 한결 의젓해졌다는 것도 흥미롭다. 사고를 친 뒤 남들이 수습해주길 기다리던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남을 다독일 줄 아는 캐릭터로 `변신’한 셈이다.
 그래서 주성치의 원맨쇼를 기대한 관객들은 조금 실망하면서 극장문을 나설 수도 있겠지만 주성치의 열혈 팬에게는 달라진 모습이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올 수도 있다.
 왕따가 될 만한 요소를 가진 사람들을 상대로 계속 장난을 걸다가도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향하는 주성치식 따뜻함은 이 영화에도 그대로 담겼다.
 `소림축구’, `쿵푸허슬’에 이어 주성치가 직접 메가폰을 잡고 시나리오를 썼다. 린쯔충(林子聰) 같은 주성치 사단의 배우들이 얼굴을 내밀며 송혜교와 닮은 모습으로 화제가 된 키티 장(張雨綺)이 주성치의 사랑을 받는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주성치의 아들역으로 아버지 못지않은 코믹 연기를 보여준 쉬자오는 사실 남자 아이가 아니라 여자 아이다. 9살인 쉬자오는 경쟁률 1만대 1의 오디션과 진짜 남자아이들의 견제를 뚫고 발탁됐다는 후문.
 전체 관람가.
 


 
 추천비디오   `쿵푸허슬’
 
  
 
천하무적`도끼단’ 맞선 `돼지촌’ 숨은 고수들이 왔다
 
 1940년 상하이는 일명 도끼파가 득세한다. 도끼를 잔혹하게 휘두르는 이들 조폭들이 설치면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는데, 소심한 건달 싱(주성치)은 먹고 살기 위해 도끼파에 가입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만 싱으로 인해 빈민촌인 `돼지촌’이 도끼파에 의해 쑥대밭이 되고 만다.
 주성치 전매특허의 과장된 코믹 액션은 여전히 유효하다. 부부싸움 도중 아내의 펀치에 창문에서 추락한 남편이 땅에 쥐포처럼 붙어 피를 흥건이 흘리는 모습이나, 만화 같은 추격전 등은 황당무계한 재미를 준다.
 키치적인 웃음도 빼놓을 수 없다. `매트릭스’는 와이어를 철저하게 감추지만 `쿵푸허슬’은 와이어 쓴 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또 독사에 입을 물렸지만 죽지는 않고 입술만 큼지막하게 부어오른다거나, 아이 얼굴에 근육질 어른의 몸을 합성해 버젓이 내놓는 것도 주성치답다.
 게다가 `사자후(獅子吼)’를 표현한 대목에서는 두손두발 다 들게한다. `사자후’를 무기화한 그의 발상이 기막히다.
 와중에 몇몇 아이디어는 자본과 결합해 멋진 CG로 탄생했다. 특히 음악이 곧 칼날이 돼 공격하는 장면은 압권. 거문고 비슷한 악기를 켜니 그 음들이 하나하나 주먹과 칼과 무사로 변해 공격하는 장면은 순간 넋을 빼게한다.
 언제나 서민의 편에 서 있는 주성치는 이번에도 돼지촌의 보잘 것 없는 면면들 속에 고수들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때마침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이 숨어 사는 영웅들을 그렸는데, `쿵푸허슬’에서는 도끼파의 공격을 받자 돼지촌에 숨어 살던 무도인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주성치가 악당에 맞서는 익숙한 수순.
 그런데 뭔가 달라졌다. 상당히 잔인해졌다. 목이 뎅강뎅강 잘려나가고 피가 사방으로 튄다. 여전히 허허실실 전법이지만 표현이 많이 거칠어졌다. 이 점에서 영화는 전작 `소림축구’와 같은 듯 하면서도 사뭇 다른 길을 걷는다.
 `절대 고수’들의 세상을 그리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표현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일까. 물론 `소림축구’에서도 그는 축구공으로 사람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파괴력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한 발자국 더 나가 처절한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뒷맛이 개운하지만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2005년 1월 개봉작.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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