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특수채 매입…“5~10조 원 분할 집행 계획”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전격 인하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금리인하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내수가 상당히 빨리 둔화하고 있다”면서 “수출은 잘 돼 왔으나 큰 나라들의 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수출이 계속 잘 될 것으로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 불안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어서 중앙은행이 여러 가지 위험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면서 “그쪽에 관심을 두는 것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수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번에 금리를 내린 배경과 관련, “경제활동이 상당히 빠르게 둔화하고 있고 고용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가계나 중소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많은 상황으로 봤다”면서 “따라서 한은이 더욱 확실하게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국내 자본의 이탈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는 주요국에서 기준금리를 상당한 폭으로 내리고 있고, 자본의움직임이 최근에는 금리보다는 유동성이 줄어드는 외부 요건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와 환율 상승 우려에 대해 “내수가 약하고 원자재 가격이 급속히 내려가고 있어 물가 압력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주식과 채권에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투자했기 때문에 환율에 영향을 많이 주고 있지만 환율이 어떻게 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부와 한은이 스와프 시장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외화자금을 공급한 것도 있고 환율 변동이 심할 때는 미세조정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은행채와 특수채 매입을 통해 어느 정도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환매조건부채권(RP) 방식으로 공급하는 유동성 규모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으나 대체로 5조∼10조 원 정도를 염두에 두고 시장 상황에 따라 분할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채 매입으로 나머지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이 상대적으로 차별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금융시장에서 자금은 금리와 위험도를 고려해이 시장에서 저 시장으로 왔다갔다하는 것”이라며 “은행채에 도움을 주면 다른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게 금융시장의 생리”라고 답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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