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점차 사라져 가는 것들…10. 동네 구멍가게
동네상권, 백화점·대형 유통할인마트가 점령
한 집 건너 한 집 있던 가게 이젠 보기 힘들어
이제는 화려한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보다 더 보기 힘들어진 것이 동네 구멍가게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골목마다 꼭 있어야 할(?) 코너마다 구멍가게가 있었다.
구멍가게는 대개 한가족이 운영하기 때문에 밤이든 낮이든 불이 켜져 있었다.
하루 20시간 이상 가게문을 열어두고 언제든 찾아가면 물건을 살수 있었다.
포항시 죽도동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경수(68)씨.
그는 동네에서 터줏대감이다.
40여년째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예전에는 동네마다 작은 가게가 한 집 건너 한집 일때도 있었다”며 “동네사람이나 외지인들이 밤새도록 물건을 사려고 드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가게문을 닫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는 “동네사람들 장사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게 문을 열어 두었다”며 “동네사람들이 항상 가게문이 열려 있다는 생각하고 있는데 문을 마구 닫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 편리성으로 구멍가게는 수 십년간 구멍가게의 경쟁력을 지켜왔다.
또 장소가 가까운 것만이 아니라 동네 구멍가게는 정서적으로 만남의 장소 였다.
구멍가게 앞 빈터에 여유가 있으면 파라솔이나 대청마루를 내놓아 담소를 나누는 대화장소로도 업그레이드 됐었다.
시민 박모(49)씨는 “동네 구멍가게가 이제는 별로 남아 있지 않고 그 자리를 유통 편의점 등이 대신하고 있지만 정감있는 동네 구멍가게의 편안함은 찾을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어 “요즘은 같은 동네 사람이라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고 예전처럼 동네사람들이 얘기 나눌 공간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예전 동네사람들이 정감있게 얘기 나누던 동네 구멍가게가 그립기도 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형 유통할인마트가 동네상권을 두고 갖가지 이벤트를 펼치는 요즘이다.
카트기를 밀고 다니며 물건을 사기에 좋아진 것은 두말 할것도 없다.
하지만 `동네’라는 작은 경제 공동체의 한 부분이었던 구멍가게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련함을 가진 기성세대가 있다.
동네 사람들끼리의 정감있는 대화, 왁자지껄한 동네 공유공간의 쓸쓸한 퇴장은 아름다운 것이 점차 사라져 가는 세상의 한 단면일까.
/정종우기자 jjong@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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