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철학’이 몸에 배지않은 사람들의 신세 타령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돈도 없고, 빽도 없어서…”해가며 듣는이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선거판이 벌어지면 후보자들은 “돈이 없다”고 읍소작전을 벌이는 데도 뒷전에선 돈봉투가 횡행한다.
없다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군수선거가 연례행사가 된 지자체들이 그랬다. 청도·창녕….
김관용 경북지사가 최근 공무원 사회의 `5無’청산을 강조하고 나섰다. `예산, 인력, 규정, 전례, 담당자’가 5無의 구성 요소들이다. 여기에 `없다’만 붙이면 된다. “예산이 없어서, 일손이 없어서, 규정이 없어서, 전례가 없어서, 담당자가 없어서.”가 된다. 썩 괜찮은 방패다. 책상 위에 서류를 늘어놓고 자리를 비운 채 엉뚱한 짓을 해도 이 ` 5無 타령’은 무사히 넘어가도록 신통력을 발휘한다. 내일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하루만 지나면 민선4기는 `사실상’ 임기의 마지막 해를 맞게 된다. 일에 속도가 붙든지, 더위에 엿가락 늘어지 듯 할지는 공무원들의 일하는 자세에 달려있는 문제다. 책상 앞만 지키느냐, 현장을 누비느냐에 따라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달라질 것이다. 같은 `검토’를 해도 되는 쪽으로 검토하느냐, 안되는 쪽으로 검토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無’에서 `有’를 창조한다고 한다. 허튼 소리가 아님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경북 공무원 사회에서 5無 타령이 사라지는 날이 경북도의 웅비가 시작되는 날이 되리란 생각이 든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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