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유혹’김순옥 작가 “드라마 끝엔 화해·용서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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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김순옥 작가 “드라마 끝엔 화해·용서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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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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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40%대 육박`귀가의 유혹’… 주부부터 남성층까지 사로잡아
 
  지난 설연휴 SBS TV 일일극 `아내의 유혹’이 하루 결방되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오후 7시20분이면 어김없이 `아내의 유혹’을 보기 위해 TV 앞에 앉던 수많은 시청자들은 특집 프로그램이 대신 방송되자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 아쉬움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30일 시청률 40% 로 모아졌다. 방송 시작한 지 석달이 안된 시점인 데다 평일 오후 7시20분대에는 기적 같은 시청률이다. 직장인들에게 `귀가의 유혹’으로 불릴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38·사진) 작가를 9일 만났다.
 “사실 시청률이 갑자기 올라 너무 얼떨떨해요. 시청률이 차츰차츰 올라가면 기쁨을 만끽하고 쓸텐데 어느날 갑자기 20%에서 30%가 되더니 40%까지 올라 실감이 안나요. 즐길 새도 없이 올랐어요. 모두가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아 부담이 너무 커요.” `아내의 유혹’은 일일극의 주 시청층인 주부들 외에 젊은 층과 남성 층까지 사로잡았다. 불륜과 복수라는 익숙한 이야기가 이처럼 폭넓은 시청층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단연 `드라마의 문법을 파괴했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인 속도감 덕분이다. 120회의 호흡을 유지해야하는 일일극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초스피드다.
 김 작가는 “내 머릿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다고 착각했다. 너무 할 얘기가많았고 그러기에 120회는 짧다고 생각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착각이었죠. 요즘에는 아주 기름 짜내듯 쥐어짜내고 있습니다.(웃음) 이제와서스피드를 줄이면 무슨 비난을 받겠어요. 끝까지 이 스피드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연속극이라고 해도 질질 끄는 것은 싫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피가 마르지만,일단 이야기를 터뜨리면 등장 인물들이 알아서 움직이며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되더라구요.”
 그의 이런 속도감은 전작인 MBC TV `그래도 좋아’를 집필하며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얻은 것이다. `그래도 좋아’ 역시 다른 아침드라마와 달리 빠른 속도감을 자랑했다.
 “`그래도 좋아’를 쓰면서 초반에 좀 더디게 전개했더니 막판에 할 얘기가 많이 남았는데도 방송은 40회 밖에 안 남은 상황이 됐어요. 그때 느꼈습니다. 이야기는 머릿속에만 갖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요. 이야기는 일단 터뜨리면 그 다음에는 그 힘으로 가게 돼 있어요.”
 `쪽대본’이 난무하는 시대에 김작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내면서도 방송보다 2주 앞서 대본을 탈고하고 있다. 지금 방송가의 이목은 이 새로운 이야기꾼에게 집중돼 있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끌고 가는 구성력이 탄탄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국문학과 89학번인 김작가는 “어린 시절 날 키운 것은 어머니가 반, 드라마가 반이었다”며 웃었다.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을 좋아했어요. 사람 사귀는 것,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구요.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작가에게 큰 재산이 아닌가 싶어요. 5살짜리 아이도 제게는 도움이 돼요. 누구에게나 독특한 면은 있거든요. 전 사람을 만나면 그런 점을 보려고하고 그것을 작품에 녹이려고 합니다.” 25세에 결혼해 두 아들을 낳고 전업주부로 살던 그는 집필에 대한 갈증으로 2000년 MBC드라마작가 공모에 응시, `사랑에 대한 예의’로 당선되면서 드라마계에 발을들여놓았다.
 “그 당시 작가가 됐다는 기쁨에 봇물 터진 듯 단편들을 막 써냈어요. 다른 작가들이 한 편 쓸 때 전 서너 편씩 써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방송만 되면 시청률이 안 좋았어요. 모두 휴머니즘을 강조한 잔잔한 드라마들이었는데 시청률이 안 좋으니제대로 된 평가조차 못 받았던 거죠. 그때 결심했어요. 일단은 사람들이 보게 만든 후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구요.”
 `그래도 좋아’에 이어 `아내의 유혹’이 선악 구도가 뚜렷이 대비되는 등 자극적인 소재로 시선을 끌게 된 데는 6편의 단편이 내리 주목받지 못했던 배경이 있었다는 것. 공모에 당선된 뒤 지방 순회 근무를 하는 부장검사 남편을 따라가느라 한동안 집필을 못했던 그는 `그래도 좋아’ 이후 서울에 정착해 다시 창작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드라마에는 인생 + 알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알파는 작가의 생각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거구요. ’아내의 유혹`이 자극적 소재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드라마가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알파는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판타지로 채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의 상황과 무대가 비현실적일 수는 있어도 ’아내의 유혹`의 인물들은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들입니다. 누구라도 그런 무대 위에 올려놓으면 이들처럼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것이 설득력이 없었다면 외계인의 이야기가 됐겠죠.”
 그는 `아내의 유혹’에 대해 “결국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그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고 말했다.
 “제 마음 속에도 곪은 부분이 있을 거에요. 그렇듯 모든 사람들에게도 상처는 있어요. `아내의 유혹’은 그 상처가 어떻게 치유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선악 대비가 명확한 것이 좋은 설정은 아니지만 제가 분명한 캐릭터와 메시지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에요.”
 김 작가는 “전개가 빨라 허술한 부분이 있는 것을 안다. 하지만 최대한 개연성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등장인물들이 치열하게 얽혀있지만 종국에는 분명 화해와 용서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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