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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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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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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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盧 전대통령, 집 나서기 전 짧은 유서 남겨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집을 나서기 직전 A4 용지 1장 분량의 유서를 컴퓨터 파일 형태로 남겼다.
 이 유서에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겪은 심적 고통,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한 심정 등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의 착잡한 속내가 담겨져 있다.
 봉하마을 사저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김경수 비서관은 23일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복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A4용지 1장짜리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노 전 대통령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면서 먼저 주변 사람들에 대해 미안함을 표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될 일밖에 없다”면서 그 동안 큰 고통을 겪었고, 이제 삶을 마감하기로 결심했음을 드러냈다.
 또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면서 가시밭길 같은 현실 앞에 무기력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면서 모든 것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품어온 생각임을 강조하며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달라”고 당부하는 것으로 유언을 끝맺었다.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사저에 있는 컴퓨터에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라는 제목의 파일로 이 유서를 남겼으며, 파일 저장시간은 투신 1시간 19분 전인 `오전 5시21분’이었다고 김경수 비서관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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