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종 뒤척이는 젊은 꿈이,밤비에 흠뻑 젖는다. 4월이 우산을 들고,5월로 건너간다. 봄비를 촉촉하게 맞아도,젖을 수 없어,슬픈 고목(枯木)이 있다.
김시종 봄이면 각별히 나른하다는 그대여! 쑥떡을 몇개만 먹어보시지요. 생시가 샘솟는 봄날이 되리니 다정한 이들과 쑥덕거리며 쑥떡을 먹어보세요.
김시종 거지도, 거리의 연예인이다. 품바타령 년수를 연예인 경력으로 치더라. 그렇구나. 내가 연예인을, 걸인으로 착각했구나.
김시종 빗질하듯 미나리를 다듬는, 어머니를 보옵네다. 미나리를 다 세어도, 열단도 채 안되는 분량. 그래도 어머니는 생애를 걸고, 미나리를 손질하네요.
김시종 보통사람인 내가 요만큼 사는 것도, 벌금을 거의 안했기 때문. 어떤 사람은 쾌락을 탐하다 전재산을 여성에게 벌금내고, 남은 건 가난과, 후회뿐이더라.
김시종 봄철은 이사철… 우르릉! 쾅쾅! 하늘에도 달구지 구르는 소리. 하늘도 밤길이 어두워, 번쩍번쩍 외등을 켜다. 하늘, 땀이 다르지 않네. 이웃집도 이 봄에 새집으로 떠났다.
김시종 백목련 진 자리, 흰눈 소복 쌓였다. 겨울눈 녹은 자리, 목련꽃잎 본눈 한마당. 볕에도 녹지 않는, 별난 흰눈 보겄네.
김시종 겨울은 폭군이다. 지난 가을 노인정에서 도란도란 이바구까던 노옹(老翁)들을 추방하고, 노인정엔 겨울바람이 혼자 앉아 하루종일 울게 한다.
김시종 찐빵없는 빵집은 있어도, 예수없는 교회는 없겠죠. 생각이 짧으면서, 당신이면 대수입니까? 다른 것 다 있어도, 의리없으면 전무지요.
김시종 효자눈엔 만개한 목련이,꼭 어머님의 환생인 듯 바람둥이에겐 저 목련이,놓쳐버린 연인의 뒷모습. 반듯한 지아비의 동공엔,화사한 백목련이,행주치마 잘 어울리는안해얼굴 분명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