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가정집 4억 원 절취 사건은 다른 것 같다. 범인들이 훔친 4억 원을 어디에 썼는지 제대로 밝히지를 않고 있는 것 같아서다. 교도소를 여섯 차례,여덟 차례나 드나들었다는 범죄경력 탓일까? 횡설수설해가며 경찰을 데리고 장난하는 것 같은 느낌까지 갖게 한다. 돈을 훔친 뒤 잡힐 때까지 17알 동안 썼다는 1억 6천만 원은 밝혀졌다고 한다. 보도된 내용을 보면 눈먼돈 쓰듯 했다. 흥청망청이다. 문제는 나머지 2억 4천만 원의 행방이다. 필경은 어딘가에 깊숙이 숨겨놨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해도 결국은 밝혀지게 마련이다. `마늘밭’에 파묻어둔 큰돈도 결국은 들통나지 않았던가.
시민들의 관심은 되레 4억 원이나 되는 큰돈을 현찰로 가정집에 보관한 배경에 쏠리는 것 같다. 시중의 관심이 갈수록 증폭되는 데는 피해자가 지역 글로벌기업 전 회장의 동생이라는 사실도 크게 작용한다. 혹시 비자금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섯부르게 단언하기엔 매우 위험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호사가들의 상상까지도 굴레를 씌울 재주는 없다. 게다가 피해자의 현직을 생각하면 그 정도 현금 동원력은 어느 때라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보면 비자금 추측은 추측으로 끝날지도 모를 일이다.
미심쩍은 대목은 수두룩하다. 범인은 이래다 저랬다 해가며 경찰수사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 피해자는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한사코 꺼리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굳이 개인 문제를 들추지 않겠다는 자세다. 경찰이 피해자 보호에 안간힘을 쓰는 것만 같은 인상을 받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범인과 피해자가 혹시라도 무슨 관계가 있는지도 안개 속이다.
지금은 돈많은 사람들이 곳곳에 널려있는 세상이다. 그러니 4억 원이 무슨 큰돈이라고 소동이냐고 속으로 비웃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하더라도 평생 땀흘려 일해도 4억 원은 만져도 못볼 큰돈인 사람이 더 많다. 하루 일당 4~5만 원도 집에 두기 불안해 은행에 맡겨야 두다리 뻗고 잠잘 수 있는 소시민들이다. 이런 세태를 생각하더라도 4억 원 도난사건을 대충 밝히고 넘어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된다. 영원한 비밀이란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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