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보좌관 월급 가로채기가`일반적 관행’?
  • 한동윤
국회의원의 보좌관 월급 가로채기가`일반적 관행’?
  • 한동윤
  • 승인 2014.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좌관 월급 수탈은`벼룩의 간’빼 먹는 행위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구속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의 비리 중에는 보좌관들 월급 가로채기까지 포함됐다. 그를 보좌했던 장 모 전 비서는 2012년 9월부터 올 1월까지 비서로 일하는 대신 2600만원을 뜯어갔다고 폭로했다. 또 경제특보를 지낸 김모씨는 자신의 월급을 인천의 한 건설사가 대납토록한 뒤 일부를 정치자금으로 챙겼다고 진술했다.
 `벼룩의 간’을 빼 먹는 이 같은 파렴치 행위가 박 의원 한 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끔찍한 사실이 하나 하나 확인되고 있다. 출판기념회를 통한 입법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보좌진 급여로 불법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추가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수퍼 갑질’이 여야에 만연해 있다는 증거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의원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보좌진의 급여 일부를 떼어내 불법 정치자금 수천만 원을 조성하는 데 관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를 위해 신 의원 보좌관 출신 2명을 긴급체포했고, 이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그 중 한 명은 현직 인천시의원이다. 검찰의 신 의원 월급 가로채기 수사는 한 전직 보좌관 출신이 중앙선거관리위원에 신고함으로써 시작된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혐의가 짙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더 웃기는 것은 새정연이 신 의원의 `월급 가로채기’를 `일반적 관행’이라고 감싸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독립운동가의 자손을 자칭해온 새정연 이종걸 의원이다. “의원이 보좌진 급여 일부를 떼내는 것은 일반적 관행”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신학용 의원 보좌관 출신인 현직 시의원이 검찰에 체포된 24일, 새정연은 국정감사로 분주한 와중에도 `야당탄압저지대책위원회’를 소집했다. 이 위원회는 지난 8월 신학용·김재윤·신계륜 의원에 대해 입법로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을 때 꾸려진 비상기구다. 새정연은 변호사 출신 4선 이종걸 의원을 대책위원장으로 지명하고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

 신 의원은 대책위에 나와 자신의 보좌진들이 급여를 `갹출’했다고 주장했다. 가로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직급이 역할과 맞지 않는 보좌진들의 월급을 조정하기 위해 급여 일부를 떼어내 나눠줬으며 한 푼도 착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회의가 끝난 뒤 이종걸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야당을 흠집내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흥분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실 내부에서 (보좌진 급여에 대해) 자발적 조정을 한 것인데 이런 `일반적 관행’을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좌진 급여를 떼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의원 자율권의 문제인데 이를 어떤 공론적 협의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검찰이 달려드는 게 맞느냐”고 말했다. 보좌진 월급 가로채기가 `일반적 관행’이고 `자율권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게 4선의 변호사 출신 의원의 입에서 나온 `수퍼 갑질’ 변호다.
 법적으로 직급에 따라 정해진 보좌진들의 급여를 제대로 주지 않는 것은 분명한 `불법행위’다. 게다가 국회의원은 보좌관들과 특수권력관계에 있다. 보좌관 임면권(任免權), 즉 명줄을 국회의원이 쥐고 있기 때문에 급여 재조정 명목의 급여 떼어먹기는 악질적 수탈(收奪)에 해당된다. 그걸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이종걸 의원이 `일반적 관행’이라고 했으니 여의도에 신학용 의원 같은 국회의원이 얼마나 많겠는가?
 한겨레신문은 이종걸 의원의 망언(妄言)을 소개하면서 “내 후배(보좌관)가 매달 월급 30%를 의원에게 `묻지마 용돈’으로 상납했다”는 현직 보좌관의 폭로를 소개했다. 또다른 보좌관은 “한 초선 의원이 규정 이외의 인턴을 쓰면서 보좌진 월급으로 인턴 급여를 메꾸고 있는데, 의원회관 내부에선 `왜 의원이 채용한 인턴 월급을 보좌관들이 주느냐’고 욕하는 이들이 많다”고도 전했다.
 새정연에는 `을지로위원회’가 구성돼있다. `갑(甲)의 `을(乙)’에 대한 탄압을 고발하고 시정하기 위한 것이다. 보좌관 월급 가로채기가 `일반적 관행’이고 `자율권의 문제’라는 이종걸 이원이 소속한 새정연의 `을지로위원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