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은경
고요의 조각들이 움직이고 있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저항하며 소리를 무시하고 미루나무 속을 비추는 햇살만 들여다본다
유목의 땅을 밟았던 기억에 대해
흔적들 보다 앓으며 지나온 길에 대해
그리고 생의 등걸들에 대해
나는 모르는 수많은 고요의 조각들이 다가온다
저녁이면 혼자 유토피아를 꿈꾸며 상상하다가
간혹 굴곡지게 지나온 거친 것들에게 몸을 의지한다
조용히 있어야 할 것 같고 떠다니는 소리를 모아서 쌓아놓고 동거를 해야 할 것 같아
익숙해지지 않는 소리를 가슴에 머뭇거리며 담다가
흔들이는 고요에서 떠나기를 재촉한다
기억을 잃는 버릇이 남아 고요가 익숙하지 않고 무서웠다
첫 시집 『겨울에는 꽃이 피지 못한다』로 문단 활동
한국여성문학100주년기념 문학상 외 다수
어린왕자문학관 상주 작가
대전작가회의, 시와정신 등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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