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집단 휴진 불참’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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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집단 휴진 불참’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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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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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추진을 놓고 벌어진 의정(醫政)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학은 서울대병원 등이 주도하는 ‘집단 휴진’에 불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이다.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참담한 힘자랑이 이어지는 동안 가장 고통스러운 피해를 당하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인내심은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싸우더라도 환자 곁을 떠나지만은 말아달라’는 것이 민심의 요체다. 환자 곁에 있겠다는 경북대의 정신은 확산돼야 한다.

대구·경북의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인 경북대병원이 서울대병원 등이 이끄는 총파업 투쟁에 참여하지 않고 정상 진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대병원은 서울대병원 외래진료 및 정규수술 중단 결정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6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68.4%의 찬성 결과가 나오자 오는 17일부터 수술 중단 등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법정 의사단체인 의협도 지난 9일 사실상 총파업을 결의한 뒤 오는 18일 전면 휴진하고, 총궐기대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1만여 명의 개원의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T·K지역의 경우 상급병원 인프라가 가뜩이나 열악해 총파업과 집단 휴진까지 현실화할 경우 의료 공백 사태에 따른 진료 차질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집단의 끈질긴 반대 움직임에도 국민 여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지난달 28~29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절대다수인 85.6%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진료거부, 집단사직, 휴진 등 집단행동을 하는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이를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답했고,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대답은 고작 12%뿐이었다.

의사들의 파업 행태로 애먼 고통을 당하고 있는 환자단체 역시 의협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환자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이기적이고 몰염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확대 필요성이 누적돼온 의대 정원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행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비판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환자들을 버리고 떠나는 의사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이 지키려는 공동선(共同善)이 무엇인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시점이다. 경북대의 ‘집단 휴진 불참’이 주는 교훈이 귀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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