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비… `비요일’
  • 경북도민일보
비… 비… `비요일’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붉덩물은 붉은 황토가 섞여 탁하게 흐르는 큰물이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진흙탕물의 규모가 큰 것을 말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런 물에는 가재도구는 말할 것도 없고 무거운 자동차도 종이배처럼 동동 떠내려 간다. 가뭄에 졸아든 물 속에서 옹색하게 빠끔거리던 물고기조차 모처럼 물을 만났으나 반갑지 않을 탁류다.
 이 붉덩물은 문학작품의 글거리가 되어 실감나는 표현으로 곧잘 나타난다. 김용택의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에도 그런 대목이 있다.“저녁때부터 시작해서 밤새워 비가 오면 사람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줄임)…아침에 일어나 보면 물은 생각보다 적게 불어날 때도 있었고, 많이 불 때는 느티나무 뿌리를 다 덮은 큰 붉덩물이 강폭을 가득 메우고 흘러갔다.”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는 하도 엄청나서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높이가 수천m나 되는 산꼭대기에 노아의 방주가 떠있었다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가 쏟아져 내렸던 것일까. 우리가 기억하는 최근의 물난리 기록은 2002년 8월31일 태풍 루사가 남겼다. 하루동안 강원도 강릉엔 870.5㎜, 대관령엔 712㎜가 쏟아졌다. 이 정도로도 세상 만물이 다 휩쓸려 내려갔는데 하물며 노아의 대홍수랴.
 지난주 중반 이후 대구·경북 지방 여러 곳이 게릴라성 폭우에 집중타를 맞고 있다. 경산, 김천, 구미, 영천, 상주, 문경, 군위, 안동에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때문에 인명피해도 생겼고, 재산 피해도 만만치 않다. 사람이 다친 부위를 또 다치듯 수해도 입는 곳에 반복된다. 이른바 상습 수해지다.경북도내에 자연재해 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은 168곳이다. 이곳을 집중 관리한다지만 얼마나 잘 할지에는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언제부터인가 큰비가 내리면 `국지성’이 돼버리는 현상이 자리를 굳히고 있다. 온난화 탓이다. 생태계 변화도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이 돼버렸다. 자연을 학대한 인간의 잘못이 어디까지 보응을 받게 될 것인지 두렵기만 하다.
 김용언/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