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물가
  • 경북도민일보
널뛰는 물가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맨큐의 경제학’을 보면 미국의 공황기인 1931년 아이스크림 1개 값은 5센트였다. 이 해 야구선수 베이브 루스의 연봉은 8만달러였다. 그 무렵 후버 대통령의 연봉보다도 5000달러가 더 많았다. 오늘날 야구선수들이 받는 연봉을 액수로만 따진다면 베이브 루스는 한참 처진다. 그러나 물가를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름을 상징하는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아이스크림이다. 해마다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종류도 많아서 값도 제각각이다. 희한한 것은 같은 상표를 달고 나온 제품인데도 파는 곳에 따라 값이 춤을 춘다는 사실이다. 1500원짜리라면서 700원 받는 곳도 있고, 1000원 받는 곳도 있다. 누구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인지 어지럽다. 밑지고 파는 장사는 없는 법인데 반값 후려치기를 할 양이면 애초에 올리긴 왜 올렸는지부터가 의문이다. 안먹고 배기나 보자고 소비자에게 기싸움이라도 건 것인가.
 유난히 뜨겁던 올 여름도 이젠 한물가는 철이 돼간다. 자연의 힘 앞에선 폭염도 별수 없는 모양이다. 올여름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이 600만명쯤 된다고 한다. 지난해보다도 거의 50%나 늘어난 숫자다. 본래가 피서객 숫자라는 게 딱부러진 잣대가 있는 것도 아닌데다 뻥튀기도 작용하게 마련이긴 하나 올여름 땡볕이 효자노릇을 했을 것만은 짐작키 어렵지 않다.
 이 많은 피서객들이 저마다 아이스크림 몇 개씩은 사먹었을 테니 올여름 동해안 경제에 어느 정도나 이바지했는지 슬그머니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새삼스럽게 아이스크림 값을 입에 올리는 것은 추석이 다가오는 탓이다. 물가는 추석을 핑계대고 또 얼마나 오를 것인가. 포항물가는 유별나다는데 지레 겁먹는 시민들도 많을 것만 같다. 추석물가도 올여름 아이스크림값처럼 절반 뚝 잘라서 반값만 부르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으려나. 하늘로만 치솟던 기름값도 내려오는 판인데 추석물가만 고자세일 것만 같아 슬그머니 약이 오른다. 나으리들, 물가부터 잡으세요.    김용언/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