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투자유치실적 홍보는 과대포장이다
  • 경북도민일보
포항시 투자유치실적 홍보는 과대포장이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항시의 기업유치 실적이 마구 부풀려져 신뢰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한마디로 과대포장이다. 박승호 시장 체제 출범 이후 실적을 홍보하는 포항시의 보도 자료가 그렇다. 박 시장 체제 이후 포항시가 기업체들과 맺은 투자 양해각서(MOU)는 모두 15건이다. 금액으로는 2조9000억 원을 유치했다는 게 포항시의 자랑이다. 액면 그대로라면 훌륭한 성과다.
 겉포장은 화려하나 속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흔히 생각하는 기업유치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 들어있어서다. 포스코의 연료전지공장이 그 일례다. 이 공장의 투자규모는 2250억 원에 이른다. 포항시가 주장하는 투자유치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이는 누가 봐도 포스코의 자체 프로젝트이지 기업유치 실적에 올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런 사례들이 여럿이다. 투자 규모 1400억 원대인 동해리조트도 그 가운데 하나다. 동해리조트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박 시장 체제 출범 이전부터다.
 게다가 사업이 성사될 것인지조차 투명하지 않은 사업도 포함돼있다. 케이유피, 신한은행 등과 맺은 영일만항 배후단지 개발투자 협약이 그렇다. 유통물류단지, 국제비즈니스센터, 호텔건설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여기엔 전체 투자유치 면적의 77%인 632만㎡가 필요하다. 투자규모는 1조3000억 원이다. 포항시가 주장하는 투자유치 총액의 45%를 차지하는 노른자위다. 문제는 이 프로젝트가 아직도 타당성 용역조사 중이라는 데 있다.
 게다가 지난 2월 투자협약 체결이후 진전된 것도 없다. 모든 것이 유동적이란 이야기다. 불행한 일을 예단해 부풀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엔 포항시의 투자유치 홍보는 반 토막이 나고 말 것이 아닌가.
 포항시가 투자유치에 열심인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나름대로 성과를 올려 호평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과대포장은 지나쳤다. 이는 해당 기업체들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기업체 자체 프로젝트를 포항시 유치 실적으로 잡은 처사에 대한 반응이다. 양해각서를 체결하면 각종 행정편의를 받을 수 있어 그 형식을 빌리는 것 뿐이라는 기업체의 실토를 귀 담아 들어야 한다. 양해각서에 무슨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큰 틀을 놓고 보면 포항시는 아직 전시행정, 실적 부풀리기 따위 묵은 껍질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허황한 숫자놀음으로 시민들을 우롱하려든다는 오해가 빚어지지 않도록 신중히 처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입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부르짖으면서 행동은 구태를 되풀이한대서야 부끄러운 노릇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