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마을의 노선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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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마을의 노선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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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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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옴니버스라고 하는 새로운 탈것이 오늘 아침 패딩턴에서 시내로 주행하기 시작했다.” 1929년 7월 4일자 런던신문 기사의 한 대목이다. 영국 신문에 처음 소개된 옴니버스는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건너간 말이다.파리에 합승 마차가 처음 선뵀을 때 부른 이름이 옴니버스였다.곧이곧대로라면 뷔아트르 옴니뷔스(모든 사람을 위한 마차)라고 해야하지만 편한대로 줄여서 불렀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옴니버스는 `모든 것의 … 위하여’를 뜻하는 라틴어다. `omni + ibus’의 형태에서 영어의 `for’에 해당하는 ibus의 i까지 생략되고 남은 것이 bus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어원이야기’라는 책에 나온 내용을 줄여서 다시 정리해본 것이다. 결국 버스는 약칭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 탓에 이것저것 다 잘려나가고 만들어진 말인 셈이다. 예컨대 `프로’가 `프로그맴’이나 `프로페셔널’을 뜻하는 것과 엇비슷하다.
 600년이 넘도록 정기 노선버스가 서본 일이 없는 산골 마을에 버스가 시간 맞춰 오가게 됐대서 마을 잔치가 벌어진 곳이 있다. 영천시 자양면 용화리다.그것도 하루에 4번이나 운행되니 벽촌에선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버스 한번 타려면 20 ~30분이나 걸어나와야 하던 불편이 영천시의 배려로 한꺼번에 풀려버린 것이다.지역유지 여러 사람이 초대되고 마을 잔치도 떡벌어지게 벌어졌다나 보다.
 어딜 가나 버스는 주민의 `발’이다. 뿐만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주요 통로 노릇도 한다.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도서관에서 시간을 덜 보내고 버스나 지하철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S.스트란스키/훌륭한 도시>
 `때’를 놓치면 흔히들 “버스 지나갔다”고 말한다.이제 용화리 주민들도 넓은 세상보기에 버스 놓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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