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와 김대중-노무현-이회창-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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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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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언론인)

 
 1977년 11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시 진주교도소 수형자였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에 저항한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그때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편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의 수도 대전 이전 계획을 극력 반대하는 내용이다.
 그는 “통일신라가 수도를 북쪽으로 이전하지 못해 고구려 넓은 땅을 지키지 못했다는 교훈으로 볼 때 지금 서울 위치야말로 가장 올바른 수도의 자리임” “휴전선에서 불과 25Km 떨어진 서울에서 정부와 국가의 지도적 인물들이 국가방위에 전념할 때 남쪽 국민의 믿음과 협력의 마음은 자연히 솟아오를 것”이라는 지적이 주된 내용이다.
 지금 세종시 문제로 온 나라가 난리다. “통일신라가 수도를 북쪽으로 이전하지 못해 고구려 넓은 땅을 지키지 못했다는 교훈으로 볼 때 지금 서울 위치야말로 가장 올바른 수도의 자리”라는 김 전 대통령의 지적에 어긋나는 수도 분할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생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천도와 수도분할이 추진됐는데도  한 마디 말도 없이 타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그는 2000년 김대중 정권의 해양수산부장관이었다. 그해 9월 해양수산부 부산이전 계획에 대해 “중앙행정기관의 이전은 그 기관의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바람직한지를 판단해 결정해야 합니다. 장·차관은 국무회의 경제장관회의차관회의에도 매주 출석해야 되고 국회도 출석해야 해야 하는데 멀리 떨어져 있으면 결재 등 업무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부처 이전보다는 실질적인 업무와 권한을 지방에 대폭적으로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고 했다. “장관 취임 후 30일 만에 39차례 출장을 갔는데 그중 3분의 2가 국회·정당·국무회의·청와대 등과 관련됐다. 해양부를 부산으로 옮긴다면 서울에 따로 사무실을 둬야 하고 장관은 거의 서울에 있어야 할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그런 그가 2002년 대선에서 불쑥 `천도’를 공약했다. 충남 연기에 서울을 옮기겠다는 것이다. 천도 계획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판결이 나자 행정부처 이전이라는 변칙으로 수도를 쪼개는 행정복합도시로 꾀를 냈다. 그가 박은 `대못’ 때문에 지금 나라가 난리다. 그가 대선이 끝나고 “수도 이전 공약으로 대선 때 재미 좀 봤다”고 한 발언을 생각하면 역겹다. 더구나 그가 “통일 후에 개성쯤에 접점(통일수도)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는 사실을 돌아보면 기가 막힐 뿐이다. 세종시로 옮겼다가 통일이 되면 다시 `개성쯤’으로 수도를 옮기겠다는 얘기다. 정상적 사고가 아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그는 2002년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다. 노무현 후보의 천도 계획에 대해 “아버지를 이곳 충청도에 모셨고, 저도 고향 땅에 묻힐 것”이라며 “누구보다 충청도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지만 서울을 옮기겠다는 공약은 이 정권이 충청인을 다시 한 번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수도이전 비용도 문제지만 충청도를 땅 투기장으로 만들 것이며, 그 과실 또한 충청인들에게 돌아오기보다 권력 실세와 결탁해 정보를 미리 빼낸 외지 투기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이 총재는 지금 세종시 사수론자다. 대선 후보를 두 번이나 지낸 이 총재다.
 이명박 대통령. 이 대통령도 2007년 대선에서 세종시 건설을 공약했다. `표’ 때문이었다. 그 약속 때문에 지금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도분할을 백지화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서울시장 시절에는 “탱크로 천도계획을 저지하고 싶다”고 했었다. 지난 5일에는 “원래 경상도는 크게 흥했던 경주와 상주의 이름을 빌린 것인데, 상주는 과거 시끄러운 철도가 지역을 지나가서는 안 된다고 해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한때 결정 때문에 발전이 지체됐다”고 했다. 세종시 문제로 전국이 `상주 꼴’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지금 북한은 거의 붕괴 직전이다. 화폐개혁 실패로 인민들이 들고 일어나 공안원을 때려죽일 정도다. 주민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정일이”라 부르는 지경이다. 그런데 우리는 세종시 문제로 쥐어뜯고 집안싸움이다. 이러다 북한에서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태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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