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等’ 한 자 때문에 이래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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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等’ 한 자 때문에 이래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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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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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심각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양보’를 권고하자 열린우리당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노 대통령의 체면은 물론 국정운영이 정체되는 해괴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사학법 개정 논란은 오히려 단순하다. 한나라당은 사학법에 교사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와 대학평의회’라는 조항에 `등(等)’자를 삽입, `학교운영위와 대학평의원회 등’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개정 사학법의 핵심인 개방형이사제 취지를 훼손하는 안”이라며 `등’자 삽입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글자 하나 때문에 이 난리법석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여야의 글자 싸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관심이 별로 없다. 정치권과 사학재단, 그리고 습관적으로 싸움에 끼어드는 시민단체들의 간섭은 더 짜증이 난다. 민생과 무관한 문제로 청와대를 포함해 정치권 전체가 들썩이고, 노 대통령 권위까지 흔들리는 모양새에 화가 날 뿐이다.
 `개방형이사제’는 이사의 4분의 1을 외부에서 추천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한나라당은 글자 그대로 추천을 `개방’하자는 것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교사와 학부모 등 학교구성원으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도대체 양당 주장의 차이가 왜 그리 중요한지 국민들은 헤아릴 재간이 없다. 글자 하나 싸움에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노 대통령의 권고를 여당이 거부함으로써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설과 조기 레임덕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당도 아닌 집권당이 대통령 권고를 정면 거부함으로써 나타날 결과가 무엇인지 여당이 더 잘 알 것이다. 겨우 글자 하나 때문에 집권당이 대통령을 이리 곤란한 처지로 밀어 넣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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