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습니다”
  • 이부용기자
“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습니다”
  • 이부용기자
  • 승인 201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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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 채현규서전 14일부터 포스코 갤러리서 열려

`유수부쟁선’의 뜻 되새기며 대학 요약한 작품 선봬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 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습니다.”
 백암 채현규서전이 오는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포스코 갤러리(남구 동촌동)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대학(大學)으로, 핵심은 대학전문을 행초서로 쓴 30m크기의 작품으로 대학책의 내용을 요약했다.
 서예가라면 누구나 숙련된 필력을 다지고 학문적 필력을 다지고 학문적 소양을 기르며, 자연스럽고 개성적인 구상으로 좋은 작품을 쓰고 싶어한다.
 서예가가 되는 길은 지난한 길이기에 신념과 의지는 필수적인 요건이고, 자질과 예술적 감수성은 천부적인 것과 수양을 통해 얻어지는 능력이 합해져 나타나는 것이다.
 백암은 그동안 전·예·해·행·초서의 여러 풍격과 정통 필법의 묘미를 두루 천착해 체득하고, 작품을 시도하여 많은 수상을 통해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근래에는 행·초서에 주력해 개성적이고 대담한 풍격의 창조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한 서예가의 서풍의 형성과 창조는 비교적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시대에 따라 경제, 정치와 문화적 상황의 차이로 말미암아 달라진 예술관과 심미관의 영향을 받고, 시대적 수요에 젖어들고 물들며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곧 시대정신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또한 서풍은 오랜 시간동안 끊임없이 연마한 필묵기교에 달려있게 되고, 사승(師承)과 가학(家學), 지역성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독립적이고 담대한 사고를 갖춰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충실하고 풍부하게 스스로의 정서를 기르는 것으로 의지를 세워야 한다.
 백암의 이번 전시회는 또한 이를 위한 소중한 계기가 되리라고 여긴다.

 다양한 작품의 형식은 각기 다른 정서를 느끼게 할 수 있고, 다른 기교는 다른 풍격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서예의 미는 절대적이고 특정적이지 않는다.
 다만 1000년 이상 내려온 법도에는 작가의 정신을 융합하되 속기(俗氣)가 없는 창작만이 예술의 향기를 전파할 수 있다.
 웅건하고 힘이 있으며 강한 정신과 낭만적 정서가 표출된 행초서 중심의 작품에서 더욱 풍격이 돋보이는 발전이 있으리라 믿는다.
 30m 길이의 `대학’전문을 쓴 행초서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백암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인 서법수련의 집약이다.
 채 작가는 그간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라는 글귀를 화두로 삼아 어렵고 힘든 서예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척의 낭떠러지에서 진일보를 위해 한걸음 더 내딛는것이 삶의 매력이요, 예술의 진정성이라 여겼고 오로지 붓과의 싸움만이 내 살길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초대전에서는 `유수부쟁선’의 뜻을 되새겨 조금더 진정성 회복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생동하고 질감이 있는 필획을 긋고, 주변 학문을 닦아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를 갖추며, 자연과 일상의 심오한 관찰을 통해 작품을 쓰고자 하는 채 작가의 전시가 기대된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백암의 서예전을 통해서 또한 많은 사람들이 묵향의 그윽함 함께 나누길 바란다”며 “아울러 동도제현(同道諸賢)과 애호가들의 관심과 질정(叱正)이 지대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말했다.
 오프닝은 14일 오후 5시 30분 포스코 갤러리.
 문의 054-220-1067.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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