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은 골프채 던지고 북한 땅굴 밝혀내라
  • 한동윤
軍은 골프채 던지고 북한 땅굴 밝혀내라
  • 한동윤
  • 승인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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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땅굴 가운데 발견된 것은 4개 뿐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 3월 경기 구리시에서 갑자기 “뚜” 소리와 함께 지반이 솟구쳤다. 주변 땅이 흔들리며 땅에 금까지 갔다. 소규모 지진이 난 격이다. 놀란 주민들은 당국에 이를 신고하며 `북한 땅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당국이 땅굴 탐사에 나섰다. 군 당국이 북한 땅굴을 의심하며 탐지작업을 벌이는 지역은 3곳이다.
 군 당국이 올해 접수받은 북한 대남(對南) 침투용 땅굴 민원은 14건이다. 육군본부가 11일 한기호 새누리당 국방위 간사에게 제출한 `땅굴 보고서’에 따르면, 군은 올해 4억8000여 만원의 예산을 집행해 땅굴 탐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주요 군사시설을 대부분 지하화했다”며 “북한의 대남 침투용 땅굴 굴설(掘設)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침투용 땅굴은 1974년 11월 15일 경기도 연천(제1땅굴)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1975년 3월 강원 철원군 근동면 제2땅굴, 1978년 10월 경기도 파주 제3땅굴이 군에 의해 드러났다. 제3땅굴은 판문점에서 남쪽으로 4km 떨어진 곳에 있다. 1990년 3월 3일 강원도 양구 동북방 26km 비무장지대 안에서 발견된 제4땅굴 이후 더 이상 발견된 땅굴은 없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 따르면 김일성은 1968년 10차 당군사위원에서 남침땅굴(갱도) 하나가 핵폭탄 10개 보다도 더 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북한은 1972년 5월부터 남침땅굴을 굴착하기 시작했다는 게 귀순·탈북자들의 증언이다. 그러나 황장엽 씨는 북한이 실제 땅굴을 파기 시작한 것은 1954년이라고 증언했다.
 황 씨에 따르면 김일성은 경기도 김포반도의 화곡 광산을 확인한 이후 굴착을 시작했다. 경기 김포반도에 있는 화곡광산은 일제시대 이미 관통된 광산이란 사실을 김일성이 인지하고 땅굴로 굴착했다는 얘기다. 결국 김일성은 6·25 전쟁이 끝나자마자 땅속으로 기어들어가 `재침(再侵)’을 노렸다는 것이다.

 황 씨 증언은 닐 톨리 특수군사령관에 의해 확인된다. 미국 국방 전문주간지 디펜스 뉴스가 2012년 5월 23일 인터넷판 뉴스에서 닐 톨리 특수군사령관이 “북한 군 구조물이 지하에 설치돼 있어(남침땅굴) 지금과 같은 정보감시정찰(ISR)방식으로는 탐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톨리 군사령관은 북한남침땅굴에 대해 북한은 지난 1950년 이후 수 천개의 지하터널(땅굴)을 뚫었다고 증언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실무자들도 DMZ 부근에 약 20개의 남침땅굴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4땅굴이 발견될 즈음, DMZ에 20개 남침땅굴이 존재한다고 파악했다. 그 가운데 4개가 발견됐을 뿐 다른 16개는 23년이 지나도록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1975년 제2땅굴을 발견한 이종창 신부는 “서울역과 서울역 후문 인근 공원, 서울역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 땅굴 출구가 있다”고 폭로했다.
 그럼에도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북한 땅굴을 외면했다. 민간단체인 `남침땅굴을 찾는 사람들’이 자비를 들여 북한 땅굴을 찾아내 신고해도 당국은 외면했다. 북한남침땅굴이 수도권을 지나 중부 이남까지 들어와 있다고 폭로해도 마찬가지였다. 돌아오는 대답은 오직 “북한이 4km 이상의 땅굴을 팔 능력이 없다”는 게 전부다. 북한 땅굴 신고를 외면하던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 등 수뇌부가 7차례에 걸쳐 북한 땅굴 위협에 적극 대비하라고 예하 부대에 지시한 것은 2008년 이후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다.
 박근혜 정부는 14건의 북한 땅굴 신고 가운데 3곳에서 실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탐사기구가 낡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모든 장비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도입한 것들이다. 일부 전자파장비 역시 21년 정도 경과됐다.
 최근 군 골프장에서 골프전용 차량인 카트 구입을 위해 수 십억원을 투입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다. `체력단련’을 내세워 골프장에서 지새우는 군장성들이 속출하고 있다. 북한 땅굴을 찾아낼 귀한 국민세금이다. 군은 북한 땅굴을 탐지하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골프채를 휘두를 힘이 있다면 곡괭이라도 들고 전방을 누비기 바란다.

 

<외부기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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