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저씨’김능환의 한명숙 변호
  • 한동윤
`편의점 아저씨’김능환의 한명숙 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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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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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 판사 조무제와 한명숙 변호사 김능환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퇴임 다음 날인 올 3월 6일 서울 상도동 편의점으로 출근했다. 부인이 낸 가게다. 김 전 위원장은 아침 7시부터 8시간 동안 계산대에서 꼬마에게 사탕을 팔고 물건도 옮겼다. 전직 대법관의 편의점 재취업은 국민에겐 낯설고 신선한 모습이다.
 대법관이 퇴직하면 대형 `로펌’이 기다린다. 고문변호사로 모시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대법관 출신 로펌 고문변호사는 `100억원’의 수입이 보장된다. 이명박 정부 때 퇴임한 김영란 대법관은 “로펌에 가면 100억원의 수입이 보장된다고 들었다”고 했다. 김 대법관은 로펌 대신 대학을 택했다. 김능환 전 선관위원장이 그걸 마다하고 부인이 하는 `편의점’ 점원으로 취업한 것이다. 더구나 그는 선관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에 변호사를 개업하거나 로펌에 취직하면 100억원 이상의 수입이 보장된 위치였다. 국민들은 그런 그를 존경하며 박수를 보냈다. 대법관 6년, 선관위원장 2년을 지낸 그가 신고한 재산은 9억5000만원이다. 김능환 전 대법관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총리’ 제의를 받았으나 이를 사양했다.
 그랬던 김능환 전 대법관이 다시 화제가 됐다. `편의점 아저씨’로서가 아니라 변호사로서다. 그는 어느새 대형 법무법인 율촌의 변호사로 변해 있었다. 편의점 취업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지난 9월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다’는 말을 남기고 법무법인으로 달려간 것이다.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은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민주당 의원)의 대법원 상고심 변호인으로 선임됐다는 사실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김 전 대법관은 자신이 고문변호사로 율촌의 변호사 6명과 함께 지난 25일 한 전 총리 상고심 재판부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김 전 대법관은 같은 날 상고이유서도 함께 냈다. 한 전 총리는 건설업자에게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8302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왜 하필이면 한명숙 상고심일까?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2006년 대통령 자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사법부의 `전관예우’ 개혁이 사법제도개혁추진위의 과제였다. 그런데 그랬던 한 전 총리가 직전 대법관 출신 김능환 변호사를 대법원 변호사로 선임했다. `전관예우’를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당장 비판이 터져 나온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김 전 대법관과 함께 근무했던 후배 대법관들에게 부담을 주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전관예우금지법’에도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 중앙선관위원장으로 퇴임했지만 대법관으로 그 자리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전관예우금지법은 판사나 검사로 근무했던 지역에서 1년 이내에는 사건을 맡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한 전 총리의 상고심은 대법원 제2부에 배당됐으며 신영철(사법연수원 8기)·이상훈(9기)·김용덕(12기)·김소영(19기) 대법관 등 4명으로 구성됐다. 4명의 대법관은 김 전 대법관과 같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김 전 대법관(7기)의 사법연수원 후배들이다.
 이에 대해 김 전 대법관은 “대법원은 어떤 부분이 법리적으로 문제인지 다루기 때문에 변호사가 누구인지는 신경을 안 쓴다”며 “율촌 소속 변호사로서 법리적으로 유·무죄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9월 김 전 대법관의 로펌행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고 “고위 공직자로서 퇴임 후 6개월을 채 넘기지 못 하고 두 손 두 발 다 들고 결국 고액 연봉을 받는 대형 로펌을 꼭 선택해야 했을까”라며 꼬집었다. 그랬던 민주당 소속 한명숙 의원이 김능환 전 대법관을 변호사로 선임했다.
 `딸깍발이 판사’ 조무제. 조 전 대법관은 대법관 퇴임 후 `100억원’을 포기하고 지역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법률구조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전재산은 7000만원으로 김능환 번 대법관의 10분의 1에도 못미친다. 그러나 조무제 전 대법관은 로펌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더더구나 한명숙 재판에 변호사로 나서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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