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從北’을`종북’이라는 데`종북몰이’?
  • 한동윤
`從北’을`종북’이라는 데`종북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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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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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이석기 동료들이 처음 사용한`종북’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종북 몰이’?
 `종북(從北)’이란 말은 보수세력이 처음 사용한 용어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쓴 단어는 더더욱 아니다. `종북’을 입에 올린 세력은 놀랍게도 좌파, 진보진영이다. 2008년 민노당 분당 때 조승수 전 의원은 자주파들을 종북세력이라고 비판한 뒤 가장 먼저 탈당했다. 민노당 다수파였던 자주파, 즉 주사파들을 `종북’이라고 비난한 조승수 전 의원의 탈당에는 노회찬, 심상정이 뒤를 따랐다. 조승수 등은 이른바 평등파(PD)다. 조 전 의원은 “북한 정권을 옹호하고,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 남한의 진보정당운동을 해온 사람들은 존재한다”고 단언한다.
 한석호 민주노총 연대사업국장(전 진보신당 사무총장) 역시 2007년 대선 직전 그는 평등파 내부문건에서 자주파를 `종북파’로 규정했다. 대선 직후 이 문건이 자주파 성향 인터넷 신문 `민중의 소리’를 통해 외부로 공개되면서 민주노동당 내 `종북논쟁’의 시발점이 됐다.
 진보신당에 앞서 2001년 사회당이 `종북’이란 용어를 먼저 사용했다. 2001년 민노당과 사회당 통합 논의가 있었을 때 사회당이 “종북세력과 당을 함께할 수 없다”며 통합이 무산된 것이다. 이처럼 `종북’은 진보-좌파운동을 함께해온 민노당과 통진당 동지들이 통진당의 자주파들을 상대로 낙인 찍은 `주홍글씨’다.

 공안당국의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수사와 통진당 해산청구 등을 둘러싸고 통진당은 물론 민주당까지 가세해 `공안정국’·`종북몰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박창신 신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감싸고 NLL을 부정한 데 대해 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라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종북사냥”, “공안통치”라고 주장하며 길길이 뛰고 있다. 그러나 통진당과 민주당이 입에 올리는 `종북’은 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민노당, 통진당 동료들이 먼저 동원한 용어다. 분명히 그들 사이에 `종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언한 것이다.
 공안당국의 내란음모 수사와 통진당 해산청구, 박창신 신부에 대한 수사는 따라서 진보좌파들도 인정한 `종북’을 수사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석기 의원은 RO까지 틀어쥐고 송전탑과 유류저장탱크를 폭파하는 음모를 꾸미고, 북한의 전쟁에 대비해 산악훈련까지 실시한 `내란음모세력’이라는 게 공안당국의 분석이다. 이석기는 미국에 유학 간 아들에게 “주체사상을 열심히 공부하라”고 한 골수 `종북 아비’다. 이석기 수사를 `종북몰이’·`공안통치’라고 주장하는 통진당과 민주당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공안당국의 통진당과 이석기 수사를 `공안몰이’라고 비난하는 데 대한 지적이 좌파진영에서도 나오고 있다. 홍세화 `말과활’ 발행인은 “자주파의 북한 지향성에 대해 입을 닫아왔던 진보 내부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수구세력의 종북몰이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행해진 민주진보진영의 원칙 없는 대통합의 부메랑”이라고 단언했다.
 홍 발행인은 진보세력뿐만 아니라 진보좌파언론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작년 총선 전 한겨레, 경향 등도 진보대통합의 상징인 양 이정희, 심상정, 유시민 트리오의 사진을 여러 차례 실었다. 이른바 통진당 사태 전에는 대통합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긴 기사가 없었다. 한겨레와 경향은 자기반성을 하지 않아도 되나? 나는 이 점도 놀랍다”고 한 것이다. 그는 “종북몰이의 빌미를 주었던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박창신 신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한 발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80%에 달했고, `동의한다’는 7%에 그쳤다. `신부·목사·중 등 이 종교행사에서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에 대해서도 73%가 `좋지 않게 본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종북몰이가 도를 넘어 사제단과 신부님들에 대해서도 종북몰이 하고 있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신부 등이 국회에서 개최한 미사에도 참석했다. 함 신부는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를 “가짜”라고 박박 우긴 사제단의 정신적 지주다. 문 의원은 자서전을 펴면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 했다. “종북몰이”라면서 좌파들이 인정한 진보진영 내의 `종북’을 감싸면 그의 대선 가도에 먹구름이 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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