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북망산천을 나는 가네. 어홍 어홍 어어야 어홍….” 죽은 사람을 실어가는 상여 소리다. 이런 소리가 전북 임실군 임실읍 대곡리 육군 35사단에 24시간 울려 퍼진다. 35사단이 전주에서 이곳으로 이사한 열흘 뒤인 작년 12월 19일부터 29일 간 밤낮없이 들리는 `귀곡(鬼哭)’같은 상여소리다.
상여소리가 나오는 곳은 부대 울타리에서 고작 10m 떨어진 동쪽 후문 밖 언덕이다. 주민 오모(60·임실군 삼계면)씨 등이 도로변에 컨테이너를 갖다놓고 그 위에 설치한 확성기 4대에서 나오는 상여 소리는 울타리 안쪽 독신 사관·부사관 숙소와 2000여 병사의 막사로 울려 퍼진다. 병영은 분지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상여 소리는 끔찍한 `저주(咀呪)’처럼 들린다. 대한민국 국민인 임실군 일부 주민이 대한민국 육군을 내쫓기 위해 벌이는 저주의 굿판이다.
35사단 측은 “장병들이 잠을 못 이루고, 일부는 환청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격과 헬기 레펠 등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훈련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행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이 신고만으로 집회를 허용하고 있어 저주의 곡쟁이들을 막을 재간이 없다. 전북 향토사단인 35사단은 전주에 58년간 주둔해 오다 도시 광역화 계획에 따라 임실읍 대곡리 일원 545만㎡ 부지로 이전했다. 35사단은 “주민 대표 오씨에게 `자식 같은 병사들에게 고통을 주지 말라’고 호소했으나 막무가내였다”고 했다. 오씨는 “국방장관이 임실을 침략하고 있다.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경기도 군포 한 주택개발지구에서 어처구니없는 군 기피 현상이 벌어졌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군이 이 지구 아파트를 관사로 구입하자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구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은 부근 부대 장병과 그 가족이 머물 관사로 수십 채를 사들였지만 입주민들이 군이 있으면 아파트 시세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반발 중이다.
2007년 경기도 이천에서는 특전사의 이천 이전을 반대하는 끔찍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천시 시장과 시의원, 이 지역 출신 경기도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전사 이전을 반대한다며 돼지의 사지에 밧줄을 감고 밧줄을 잡아당겨 찢어 죽이는 백정질이 벌어졌다. 특전사를 `돼지’로 삼아 살육극을 벌인 것이다. 돼지는 온몸이 찢어져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이게 경기도 이천시의 시장과 시의원, 도의원들의 수준이다.
마을에 군 부대가 이전해오면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이 있어야 평화가 지켜지고, 평화가 유지돼야 내 집, 우리 마을도 존재하는 것이다. 군부대가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지고 생활이 불편해진다고 부대 이전을 반대하면 군 부대는 있을 곳이 없어진다.
특히 이천시장 등까지 돼지를 찢어 죽이면서 반대한 특전사는 그야말로 특수전을 수행하는 특전부대다. 적으로부터 근거리에 위치해야 순식간에 기동이 가능하고 적을 타격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천시가 반대해 서해나 남해의 외진 섬에 특전사가 위치하면 그런 특전부대는 특전부대라 할 수 없다.
35사단을 향해 밤낮으로 상여 소리를 틀어대는 전북 임실군의 오 모씨 등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향토사단이 있어야 오씨가 사는 임실군 같은 후방의 안전도 지킬 수 있다.
특전사 이전을 반대하며 생돼지를 찢어 죽인 이천시와, 군인이 입주한다고 아파트 구입을 취소하겠다고 아우성치는 경기 군포 아파트 주민, 그리고 이미 주둔한 35사단이 “침략했다”며 상여 소리를 틀어대는 임실의 오 모씨 등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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