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보다 희생정신, 리더십 갖춘 학생이 더 중요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삼성그룹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신입사원채용 `대학총장 추천제’를 사실상 포기했다. 호남지역 대학을 `차별(差別)’했다는 시비 때문이다. `삼성 발(發)’ 신입사원채용 제도의 혁명으로 불린 `대학총장 추천제’가 시작도 해보기 전에 좌초하고 만 것이다.
삼성이 `대학총장 추천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서류전형 없이 누구나 직무적성시험(SSAT)을 볼 수 있도록 하다 보니, 사회적·경제적 비용손실이 너무 컸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 고시(考試)’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지원자가 넘치면서 사교육까지 등장하는 비정상을 시정하겠다는 뜻이다. 이른바 `스펙’보다 희생정신, 리더십 등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삼성이 도입한 `대학총장 추천제’에 대한 최대 시비는 `지역차별’ 논란이다. 삼성이 대학별로 할당한 추천 인원은 △성균관대 115명 △서울대·한양대 110명 △경북대·고려대·연세대 100명 △부산대 90명 △인하대 70명 △경희대 60명 △건국대 55명 △영남대·중앙대·부경대 45명 △동국대·전남대 40명 △광운대 35명 △서울시립대·이화여대·숭실대·전북대·한국외대 30명 △국민대·동아대 25명 △강원대·세종대·숙명여대·한동대 20명 등이다. 누가 봐도 여자대학 할당이 적다. 또 호남지역 대학 할당도 타지역에 비해 적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최근 몇 년 동안의 대학별 입사자 수, 대학 규모 등을 고려해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공계 쏠림에 대해 “삼성이 수행하는 사업은 휴대전화, 반도체, 기계공학 등 이공계 인력 수요가 매우 많다”며 “기업이 필요한 부문에서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타당한 설명으로 들린다. 특히 성균관대에 가장 많은 추천권을 배정한 이유에 대해 “성균관대가 삼성 재단이기 때문에 추천권 배정이 많았다고 비판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성균관대를 비롯해 한양대, 경북대, 인하대 등은 삼성과 산학협력을 통해 특성화 학과를 개설해 운영해왔고, 특성화 학과 졸업생 중 다수가 삼성에 입사하다 보니 다른 대학의 입사자 수보다 많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호남 대학에 배정이 적다는 지적과 관련, “경북대나 부산대에 비해 호남 쪽 대학 추천 인원이 적은 것은 이공계 인력에 대한 삼성의 수요 때문”이라면서 “경북대나 부산대는 오래전부터 전자공학, 기계공학, 조선공학 등 이공계 관련 학과에 특화된 졸업생을 많이 삼성에 입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해명에 무리가 없다. 그런데 여자대학 차별과 호남 차별이라는 근거 없는 공격 때문에 삼성의 혁신적 시도가 안타깝게도 좌초하고 말았다. 삼성이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것은 삼성 고유의 권한이다. 어떻게 뽑느냐도 삼성의 자유다. 특히 시국(時局)에 편승해 대자보나 붙이고 학업보다 길거리 시위 집회에 더 열심이었던 학생들을 걸러내기 위해서는 대학총장의 평가가 절대적이다. 삼성이 `스펙’보다 희생정신, 리더십 등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특별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삼성의 총장추천제를 매도한 언론과 대학들은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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