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북한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지난 14일 원산 부근에서 300mm방사포 5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노동신문은 1면 머리 기사에서 조국해방 69돌을 맞아 김정은이 감시소에서 직접 시험발사 명령을 내렸으며 발사 결과에 대해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세계가 축복하는 교황의 방한에 방사포 불장난으로 대응하는 `막장’을 저지른 것이다.
북한은 세계적 비난이 일자 “남조선 괴뢰들은 우리의 전술 로켓탄 발사가 로마 교황의 서울 행각에 그늘을 던지는 도발적 무력시위라고 발언들을 내뱉고 있다”며 “로마 교황이 어떤 위치에서 세상 사람들을 위해, 우리 민족과 겨레를 위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알지도 못하며 알 필요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이성과 양식이 죽은 지옥(地獄)에서 들리는 패악(悖惡)이다.
그런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화환’을 보내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홍업씨, DJ 정권 국정원장 임동원 씨 등이 오늘 방북, 개성공단에서 북측과 접촉하고 화환을 받아 올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당일 방사포를 쏘고, 인류가 존경하는 교황을 모독한 북한이 왜 유독 DJ의 5주기를 이처럼 살뜰하게 챙기는지 의아할 뿐이다.
박 대통령은 정부의 남북고위급 접촉을 제안한데 이어 광복절인 15일 “정부는 남북한이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사업부터 하나씩 추진하겠다”며 `작은 통일’을 위한 실질적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그 하나가 내년 광복 70주년 문화사업 남북 공동 준비다. 남북은 광복 60주년인 2005년 사진전 개최 등 각종 문화사업을 함께 추진한 사례가 있다. 박 대통령은 또 `하천과 산림 공동 관리’를 제안했다. 벌거벗은 산림으로 매년 홍수의 재앙을 되풀이하는 북한의 치수(治水)를 돕겠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올 신년사에서 “나무 심기를 전 군중적 운동으로 벌여 모든 산에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북한이 박 대통령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김정은의 북한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1년 전 `한반도 전쟁상황’을 선언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더니, 어느날 이상상봉에 동의하고, 연초부터 100발이 넘는 미사일을 미친듯 발사하다 느닷없이 인천아시안게임에 미녀응원단을 보내겠다고 하는가 하면, 무인정찰기를 청와대 상공에 날려 보내는 미친듯한 널뛰기가 그것이다. 김정은의 통치가 제대로 먹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북한은 이성을 찾아야 한다. DJ 5주기를 살뜰히 챙기면서 교황을 비난하는 막가파식 행동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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